지역·학교간 편차 커… 최대 79개, 최소 17개 개설 향후 대입에서 유불리 갈릴 수 있다는 우려 나와교육부, '고교학점제 개선 방안' 마련할 예정
  • ▲ 고교학점제를 미리 도입한 연구학교들 사이에 진로선택과목 개설 수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정상윤 기자
    ▲ 고교학점제를 미리 도입한 연구학교들 사이에 진로선택과목 개설 수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정상윤 기자
    내년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을 앞두고 해당 제도를 미리 도입한 연구학교들 사이에 진로선택과목 개설 수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86곳의 진로 선택과목을 전수 분석한 결과 평균 개설 과목은 37.1개였다. 

    가장 많은 과목을 만든 곳은 79개(부산 해운대여고), 가장 적은 곳은 17개(강원 사북고)로 나타났다. 개설 과목 수 차이가 4배 이상인 것이다. 

    지역별 격차 역시 컸다. 부산지역 연구학교가 학교당 평균 65.5개 과목을 개설해 가장 많았다. 반면 강원(22.3개)과 서울(27.8개)지역 학교들은 개설 과목 수가 적었다.

    이에 학교별 격차가 커지고, 향후 대입에서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부터 전면 적용… 구체적 가이드라인 없는 상태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사회·과학탐구, 체육·예술, 생활·교양 등 보통 교과의 진로 선택과목 42개를 제시한 바 있다. 

    연구학교 86개교에서 개설한 진로 선택과목은 총 287개에 달했다. 각 학교가 독자적으로 과목을 만들거나, 특성화고의 전문 교과를 개설한 경우가 많았다.

    내년 고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되지만 아직도 과목 개설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다. 

    각 학교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진로 선택과목을 참고해 학생, 학부모 설문조사 등을 거쳐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전면 도입 후엔 학교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제도의 취지와 달리 일선 고교가 '입시용'으로 설계하는 경우 막을 방법도 없다. 실제 일부 연구학교는 지금도 진로 선택과목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용으로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교과별 시수 및 운영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다양한 교과군별로 진로 선택과목이 균형 있게 배분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교육부 "실제로 개설된 선택과목 수 격차 크지 않아"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진로선택 과목 수는 각 학교의 교육과정 편제표상의사전 계획된 과목 수(편제 과목 수) 기준으로 실제 개설된 과목 수와 차이가 있다"며 "학생 수요를 기반으로 실제로 개설된 선택과목 수의 학교 간 격차는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 교육부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대비해 학점제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지역 및 학교에 따라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단위학교의 고교학점제 운영 부담을 완화하고, 교육 격차 개선 및 지원 사항을 담은 '고교학점제 개선 방안'을 마련해 2025년 고교학점제의 안정적 도입을 내실 있게 준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의 학습 자율권을 늘리기 위한 제도다. 수능에 포함되는 국어 수학 영어 등 공통과목과 일반 선택과목 외에 각 고교가 진로 선택과목을 개설해 대학처럼 자유롭게 운영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