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석 통일학연구소장, 대법원 폐간 명령 받은 '자주시보'에 500여 편 글 올려 조선인민당→ 통합진보당 거론하며 "이 땅의 진보 정당사에는 족보가 있다" 주장우크라는 '악마'로 묘사, 러시아 두둔… "우크라 전쟁은 신나찌 소탕 전쟁" 기고
  • ▲ 한호석 통일학연구소장이 자주시보에 올린 글들. 자주시보 홈페이지의 오른쪽 위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홍보하는 주권연대의 글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홍보하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련)의 영상이 링크된 배너도 보인다.ⓒ자주시보 캡처
    ▲ 한호석 통일학연구소장이 자주시보에 올린 글들. 자주시보 홈페이지의 오른쪽 위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홍보하는 주권연대의 글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홍보하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련)의 영상이 링크된 배너도 보인다.ⓒ자주시보 캡처
    주사파(主思派) 핵심 인사로 불리는 한호석 통일학연구소장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대법원으로부터 폐간 명령을 받은 종북 성향 인터넷 매체에 "제2차 남조선 해방전쟁이 임박했다"는 등의 글을 다수 보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한 소장의 과거 종북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남한'은 '남조선'으로, 북한은 '조선'으로

    종북 매체 '자주시보'에서는 한 소장이 쓴 글이 500편 넘게 검색된다. 이곳에 한 소장이 지난 9월19일 쓴 글은 "북한이 6·25 당시 '제1차 남조선해방전쟁'을 했지만 정전협정으로 무기한 연기됐고, '제2차 남조선해방전쟁'을 재개하려는데 그 시점이 임박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한 소장은 이 글에서 북한은 '조선'으로, 남한은 '남조선'으로, 미국은 '아메리카핵제국'이라고 불렀다.

    한 소장은 2012년 6월 또 다른 글을 통해 통합진보당(통진당)을 거론하며  "이 땅의 진보 정당사에는 '족보'가 있다"며 "조선인민당→사회노동당→근로인민당→진보당→민중당→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으로 이어지는 긴 역사"라고 표현했다. 

    통진당은 종북, 내란음모, 여론조작 등으로 2014년 강제해산됐다. 정당의 강제해산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노골적으로 두둔하는 글도 눈에 띈다. 지난 3월22일 한 소장의 '자주시보' 기고는 '악마를 제거하는 전쟁, 거의 끝나간다'는 제목 아래 "우크라이나전쟁은 로씨야(러시아)군이 미국 중앙정보국의 배후조종을 받는 신나찌 테러집단과 우익 민병대를 소탕하는 정의의 전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신나찌 테러집단과 우익 민병대가 미쳐 날뛰어도 로씨야군의 승리는 확정적이며, 로씨야군이 그들을 소탕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 ▲ 한호석 통일학 연구소 소장.ⓒ독자제공
    ▲ 한호석 통일학 연구소 소장.ⓒ독자제공
    한호석, 미국에서 활동한 대표적 주사파

    1955년생인 한 소장은 미국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주사파다. 1981년 미국 뉴욕 유니온신학대학원으로 유학한 한 소장은 1982년 5월 신학석사 학위를 받았고, 1983년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1984년 5월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민중신학과 해방신학의 비교연구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다 1985년 2월 자퇴, 미국에서 반독재민주화운동·조국통일운동·반미자주화운동에 참가했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재미본부 사무국장, 북미주조국통일동포회의 집행위원, 자주민주통일미주연합 부의장, 민주노동당미주후원회 대표, 6·15공동선언 실천 해외측 위원회 부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2001년 주사파에서 출발한 NL(민족해방) 계열 인사들이 충북 괴산 군자산에서 모여 '군자산의 약속'이라는 결의대회를 할 때 연설까지 할 예정이었지만, 입국이 불허돼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 기고한 '자주시보'는 '북한 지령' 받다 폐간됐던 곳

    한편 한 소장이 글을 기고한 '자주시보'는 종북 성향이 문제돼 폐간된 '자주민보'의 후신(後身)이다. '자주민보'는 2013년 5월 발행인 이창기 씨가 북한 지령을 받고 종북 성향 기사를 작성해 구속된 것을 계기로 2015년 3월 대법원으로부터 '폐간' 판결을 받았다. 

    '자주민보'는 그러나 대법 판결 직전 이름을 '자주일보'로 바꿔 운영을 이어갔다. 이후 이름을 지금의 '자주시보'로 다시 바꿨다. 

    발행인도 계속 바뀌었는데, NL계열의 '주권연대'와 종북 성향 학생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련)'이 사실상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자주시보' 홈페이지에는 현재도 두 단체가 올린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과 관련한 홍보자료와 영상이 연결돼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정부로부터 별다른 제재를 받고 있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