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재판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 "텔레그램 방에 李는 없어""클라우드에 있는 것 몰라… 진실에 입각해 소명하기 위한 의지"검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통해서도 자금 마련 가능성 수사
  • ▲ 경찰로부터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경찰로부터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해 2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거액을 요구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유 전 본부장이 같은 해 4~8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건넸다는 돈의 성격에 대해 "경선 자금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파문이 커질 조짐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20억원을 요구한 시기와, 유 전 본부장이 김만배 씨에게 거액을 요구한 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이후 유 전 본부장이 김 부원장에게 건넸다는 돈이 사실상 김씨로부터 흘러들어간 돈이고, 이 돈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 경선에 쓰였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유동규 "필요한 내용들은 다 제공하겠다는 의지"

    유 전 본부장은 28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재판을 마친 뒤 '김용 부원장에게 자금을 넘길 때 대선자금으로 쓰일지 알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선 자금으로 안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무방에서 친목 외 다른 정책 결정도 오갔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들어가 있는 방도 따로 있었느냐고 묻자 "그건 없었다"고 했다.

    또 클라우드 비밀번호를 넘겼을 때 김용 부원장의 혐의가 소명될 거란 기대했냐는 질문에는 "클라우드는 제가 어떻든 소명할 수 있는 내용들, 진실에 입각해서 필요한 내용들은 다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생각해 달라"고 답했다.

    검찰, 돈 건넬 때 사용한 종이상자·가방 물증 확보… 혐의 입증 주력

    검찰은 남욱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과 김 부원장 등에게 8억4700만원을 건네는 데 사용한 종이상자와 가방 등 물증을 확보하고 현금이 얼마만큼 담길 수 있는지 등을 시연하며 혐의를 입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재판 휴정 시간에 취재진들과 만나 김 부원장 등에게 건넨 돈을 담았던 종이상자에 대한 질문에 "예를 들어 봉투를 쓰면 여기에 1000만원, 500만원이 들어간다면 봉투를 검증하지 않느냐"며 "사이즈하고 모든 것이 다 검증이 돼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여기 넣어 줬는데 만약 1억원이 안 들어간다면 잘못된 진술이지 않느냐"며 "(수사팀이) 그런 걸 다 검증을 하시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님들도 증거를 제시해야 할거고, 거꾸로 그분(김 부원장)도 자기가 아니라는 걸 입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구속기소 됐다가 1년 만인 지난 20일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됐다. 그는 출소 직후부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대표 측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최종적으로 6억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증거인멸·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22일 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원장의 구속 기간은 당초 이날까지였지만, 법원이 검찰의 구속 기간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내달 7일까지로 연장됐다. 

    하지만 김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에게서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