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로부터 3억2000만원 정치자금 수수 혐의… 이중 2억은 뇌물 판단쌍방울 부회장도 뇌물공여 등으로 함께 기소… 이재명과는 '무관'
  • ▲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정상윤 기자
    검찰이 대북 경제협력 사업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28일 구속된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를 14일 재판에 넘겼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를 구속기소했다.

    또 검찰은 이 전 부지사에게 금품을 공여하고 쌍방울그룹 전 회장의 해외 도주를 도와준 쌍방울그룹 부회장 A씨도 뇌물공여, 범인도피, 증거인멸교사,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전 부지사와 함께 구속기소했다. 

    A씨는 이 전 부지사에게 정치자금을 건넨 것 이 외에도 지난해 말 검찰의 수사 가능성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거나, PC를 교체하게 하는 등 증거인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외 도피 중인 쌍방울 전·현직 회장들의 출국 및 해외 체류 등을 도운 혐의도 적용됐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 및 법인차량 사용 제공,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 지급 등의 방법으로 3억2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데, 검찰은 이 가운데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2억6000만원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봤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이 같은 뇌물을 대북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지내면서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 편의를 봐준 대가로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2019년 1월과 5월 중국에서 쌍방울이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를 만나 경제협력사업 관련 합의서를 작성할 때 함께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나노스'(현 SBW생명과학)는 이 합의를 통해 북한의 희토류를 포함한 광물에 대한 사업권을 약정받았고, 그 직후 계열사의 주식이 30% 가까이 급등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다만 검찰은 이번 사건과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연관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뇌물 수수 의혹 수사는 마무리했지만, 쌍방울그룹의 횡령 및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수원지검 형사6부가 쌍방울 전 고위간부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 자택, 아태협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검찰은 2019년 쌍방울이 직원들을 동원해 수십억원대의 자금을 달러로 바꿔 중국으로 밀반출한 정황을 포착해 강제 수사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이번 강제수사를 통해 '대북 송금 정황'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된 혐의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