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실수 막기 위해 광우병·탄핵 사태 복기 필요자유주의 바탕‥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전술 펼쳐야
  • 비속어 논란은 좌파언론의 의도적 왜곡, 확대 재생산하는 악마의 먹이사슬을 떠올리게 한다. 2008년 광우병 사태, 2016년 탄핵 촛불 사태에 무기력하기만 했던 자유주의 세력은 다시 이 유령의 출몰을 봐라보기만 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반복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냉철하게 광우병 사태와 탄핵사태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흥분한다고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믿음의 영역을 인정하는 것이 자유주의 원칙


    세상에 두 가지가 있다. 모호한 것과 모호하지 않은 것 두 가지다. 전자에 해당하는 것이 신, 사랑, 믿음, 있는 동시에 없기도 한 양자역학과 같은 것들이다. 두 번째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어 확실하다는 믿음을 가진 것들로 더하기빼기와 같은 산술체계, 지키기로 약속한 교통법규, 녹음된 말과 기록은 명확한 영역이라고 본다.

    인간광우병은 모호한 영역에 해당한다. 과학적으로 인간광우병이라는 질병자체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믿음의 영역인 것이다. 신의 존재가 증명되지 않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신을 믿는다. 인간광우병을 믿지 않는 사람도 인간광우병을 믿는 사람을 존중해야 자신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사회적 계약을 우리는 지켜야 한다.

    우리나라의 우파는 효율과 성장을 중시하는 정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효율과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를 싫어한다. 다양한 목소리, 소수의 의견과 모호한 믿음은 효율과 성장을 진척시키는데 방해되는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위해서이다.

    그러나 자유주의는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하고, 그 존중하는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 절차를 밟으면서 합의를 이끌어 가야 한다. 그래야 혹시 모를 '악의 평범성'에 빠져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케네디 대통령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편향성, 휘둘림을 염려하여 일부러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악마의 대변인까지 두었다.

    자유주의는 다른 가치를 인정하는 토대에서 성장한다. 어떤 소수의 의견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 자유주의의 원칙이다. 어떤 권리가 우선하지 않고 권리가 서로 경쟁하는 것이 바로 자유주의가 가지는 원칙이다. 따라서 인간광우병과 같은 검증되지 않은 믿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발부터 서로의 권리가 경쟁하도록 대의기관인 국회로 논쟁거리를 넘겨야 했었다.

    비속어 논란


    그런데 믿음의 문제가 아닌 비속어 논란이 믿음의 문제로 바뀌었다. 현재까지의 과학기술과 언어학적 지식으로는 검증이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한 쪽에서 검증한 결과를 상대방에서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통령이 직접 설명을 한다해도 믿지 않게 된다. 문제를 일부러 믿음의 문제로 끌고 간 꼴이 되고 말았다.

    또다시 국익으로?

    비속어 논란에 국민의힘이 꺼내든 프레임은 국익 훼손이다. 즉 국익을 해치기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먹히지 않았다. 지지율은 떨어졌다. 국익 자체가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니 전체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프레임으로는 적절하지 않았다. 또한 자칫 잘못하면 국익을 위해서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한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외교성과를 충분히 홍보하고 난 후에 국익을 내세워야 하는데, 다짜고짜 국익부터 내세우니 뜬금이 없었다. 이제 외교성과를 홍보하는 것은 뒷북치는 꼴이 되었다.  

    대통령 발언 중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부분이 있다. '이xx'라고 한 말이다. 그런데 자신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국민에게 무능함을 선언하는 것으로 들리게 한다. 윤석열 정부에게 아주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도덕성보다는 유능함을 기대한다. 좌파전체주의에 경도된 사회를 유능한 능력을 발휘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회복시켜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하지 못한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대통령은 하는 사람이어야 하고 해 내야 하는 사람이다.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 '할 수 없다'는 말은 사용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만약 꼭 그런 사실이 있다면 완곡한 어법으로 표현해야 한다.
  • ▲ 이철규 사단법인 지식융합원 원장. ⓒ뉴데일리
    ▲ 이철규 사단법인 지식융합원 원장. ⓒ뉴데일리
    文 서면조사! 뜬금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정운영의 동력은 대통령의 지지율이다. 대통령실은 모든 문제를 지지율로 환산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여소야대의 국회에서 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는 뜬금포처럼 들린다. 지평선 너머 어디쯤에서 들려오는 포성처럼 아득하게 들린다. 분위기를 조성하고 서면조사의 명분도 만들어서 정확한 지점으로 포를 쏘아 맞혀야 하는 것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사태 때 자신의 행적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그리고 계속 수세에 몰리자 개헌카드를 꺼내들었다. 정국전환을 위한 뜬금포처럼 보였다. 국민들은 외면했다. 속이 다 보이는 수라 속지 않겠다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무소의 뿔처럼 자유주의로

    광우병 사태, 탄핵사태를 겪으면서 반복되는 우파의 실패를 되돌아보야 한다. 이미 국민들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통해서 좌파전체주의를 심판했다. 아직 남은 목숨을 연명하고자 하는 좌파전체주의를 끝장내기 위해서는 자유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국민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을 펼쳐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정합성을 높이는 일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파전체주의의 향수에 젖어 현 시대를 짜 맞추려 한다면 실패는 자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