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위상, 흔들?... 중앙아는 지금 전쟁중!안플레-강달러 시대 도래...중-인도, 러석유에 매력 잃어
  • 푸틴ⓒ픽사베이
    ▲ 푸틴ⓒ픽사베이
    푸틴과 러시아의 위상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추락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우군이라고 믿고 있었던 중국과 인도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여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면서 중앙아시아 내 영향력이 줄어들자 이를 틈타 중국과 미국이 역내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

    러시아 우군이었던 인도와 중국의 달라진 태도

    최근 러시아의 우군인 인도와 중국이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와 회의를 표명했다. 이에 러시아가 우군으로부터 고립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의 지원군이 되었던 중국과 인도의 태도가 SCO 정상회의에서 태도가 사뭇 달라졌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5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SCO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서로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지만, 비공개회담에서 다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비공개회담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인정한다"고 발언한 점에서 시주석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또 다른 우방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역시 SCO정상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와 회의적인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지난 16일 모디 총리는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에서부터 "지금은 전쟁의 시대가 아니다"며 "전쟁으로 인한 식량, 에너지 위기는 개발도상국에 더 가혹하다. 어떻게 하면 평화의 길을 향해 갈 수 있는지 논의할 기회를 찾자"고 말했다.

    NYT는 중국과 인도의 이러한 '전쟁반대' 태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푸틴 대통령에게 큰 도전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자국 경제위기에 신경이 곤두선 중국과 인도가 결국 등을 돌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도 "중국과 인도가 푸틴에 등을 돌리는 것은 러시아산 석유를 싸게 도입하게 되는 이점보다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야기된 강(强)달러로 인해 두 나라 경제가 입는 고통이 더 크기 때문이다"라며 "이는 국제정치에서 영원한 친구·동지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는 살벌한 싸움판임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특히 시진핑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는 동안 중앙아시아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순방 지역으로 중앙아시아를 선택했다. 시주석이 지난 14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는데 당시 카심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직접 공항에 나가 맞이했다. 

    미국도 러시아가 전쟁으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중앙아시아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난 18일 아르메니아를 방문해 "미국은 민주주의 발전과 주권, 영토 보전에 관심이 있다"면서 "아르메니아를 돕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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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아시아ⓒ위키피디아
    러시아 혼란스러운 틈타 무력충돌하는 중앙아시아

    한편,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해진 틈을 타 중앙아시아가 화약고로 변했다.

    지난 13~14일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무력충돌로 양국 병사 210명이 목숨을 잃었다.양국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놓고 오랫동안 분쟁을 벌여왔다. 이 지역은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속하지만,인구의 대다수는 아르메니아계다. 

    전문가들은 이번 교전이 발생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위상이 흔들리자,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에게 이 영토를 인정해달라고 압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주도 집단안보조약(CSTO) 가입한 아르메니아는 CSTO 개입을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CSTO는 진상조사단을 파견키로 하는 데 그쳤고, 아르메니아는 이에 대해 '총알없는 권총'이라고 실망감을 표명했다.

    키르키스스탄 서남부와 타지키스탄 북부 국경지역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집중하는 동안 국경선 문제로 충돌했다. 이 두 지역은 소련 붕괴 후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국경선 때문에 양측 주민과 군인들 간에 자주 분쟁이 발생했다.

    그동안 러시아가 양국에 자국군을 주둔시켜 이 지역 분쟁을 조율해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하면서 그 영향력이 예전보다 줄어들자 양국에서 분쟁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