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삼고초려 끝에 수락… 박주선 등 외부인사 카드는 무산돼"집권당부터 정신 차리겠다"… 당정 관계 등 안정화에 최우선"정기국회는 원내대표가 운영… 이달 안에 새 원내대표 선출될 것"
  • ▲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종현 기자
    ▲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친윤(親尹)계의 맏형 격인 당내 최다선(5선)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 내정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정 부의장은 당의 혼란을 정리하고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 

    정 부의장은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조속히 당을 안정시키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비상상황' 해소에 방점을 찍었다.

    與 새 비대위원장에 당내 최다선 정진석 내정

    권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 후 "정진석 부의장을 모시기로 의총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6일 선수별 의원 간담회를 통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인물난에 박주선 전 의원 등 외부인사 임명도 고려했으나 박 전 의원이 끝내 고사해 정 부의장을 찾아가 비대위원장 수락을 요청했다.

    권 원내대표는 "접촉한 외부인사가 우리 당에 대해 잘 몰라 비대위원장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고사했다"며 "다시 정진석 부의장에게 찾아가 '당이 가장 어려울 때 도와 주셔야 한다. 책임져야 한다'고 설득했다. 4년간 끊었던 담배도 피우면서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하다 세 번째 찾아갔더니 승낙해 줬다"고 설명했다.

    정 부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참여 초반부터 조언한 인물로 친윤계의 좌장 격으로 분류된다. 

    권 원내대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인사라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정 부의장이 대선 경선과 본선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직책을 맡은 바 없다"며 "당원으로서 윤 후보 지지 선언을 했는데, 그런 것으로 윤핵관이라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분쟁이 있다는 지적에는 "이 전 대표의 행태에 대해 우리 당원 누구나 비판할 수 있다"며 "비판했다고 비대위원장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주장은 이 전 대표 입장에서 본 측면이 있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의총에서는 70여 명의 의원이 참석해 박수로 정 부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했다. 다만 김웅 의원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尹정부 성공 위한 집권당 안정화에 방점

    정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추인되면서 대통령실과 당 간 소통은 원활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의장도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의 안정을 최우선시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혼란에 대해 국민과 당원께 죄송하기 그지없다. 할 수만 있다면 지난 몇 달간 당 내분을 지우개로 지우고 싶은 심정"이라며 "국정 운영에는 대통령실과 정부, 집권당이라는 두 개의 엔진이 필요하다. 그 중 집권당이 가동 중단 상태로, 이 비상상황을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정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할 수 있도록 집권당부터 정신을 차리겠다. 당을 신속하게 정비하겠다"고 다짐한 정 부의장은 "윤 정부가 힘차게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오르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당정 관계에 대해서도 정 부의장은 "윤 정부의 첫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국정과제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밀도 있는 당정 회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준석, 당 사랑하는 마음 있다면 현명한 판단 해야"

    국민의힘은 오는 8일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정 부의장은 신속한 비대위 출범을 위해 기존 비대위원과 당직자를 일부 유임시키겠다고 밝혔다.

    가장 핵심인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조속히 개최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정기국회 중 전당대회를 준비해 정기국회가 끝나는 연말에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과, 정기국회에 집중하다 끝난 후부터 준비해 내년 초에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정 부의장은 전당대회 시점에 관한 질문에 "생각할 시간을 달라"면서도 "정기국회는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운영해나가는 것이다. 저는 당무 총괄이라 (정기국회 중 전당대회) 문제를 업무분담해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의 사퇴 의사 표명 여부와 관련해서는 "그렇게 봐야 하는 것 아니냐. 이달 안에 새 원내대표가 선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추가 가처분 신청 등 당과 법정공방을 계속하는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서는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갈등상황을 이어가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 주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