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태영호에 "북송 당시 CCTV 영상 제공 공식 문의" 밝혀유엔사, 5년 전 北 병사 귀순 영상 공개… 판문점 CCTV 공개하나
  • ▲ 2019년 11월 문재인정부 당국자들이 탈북 어민을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하는 모습.ⓒ뉴데일리DB
    ▲ 2019년 11월 문재인정부 당국자들이 탈북 어민을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하는 모습.ⓒ뉴데일리DB
    국방부가 2019년 11월 발생한 탈북 어민 강제북송사건과 관련해 유엔군사령부에 관련 영상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통일부가 한 차례 영상을 공개한 데 더해 유엔사가 영상 공개를 결정한다면 강제북송 당시 상황을 더욱 자세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태영호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는 강제북송 당시 유엔사가 관할하는 판문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 영상 제공이 가능한지 공식 문의했다. 앞서 통일부가 판문점에서 강제북송 과정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지만, 그것과는 촬영 각도가 다른 것이다.

    국방부는 유엔사의 답이 오면 추가 보고를 통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에게 영상을 제공할 방침이다. 유엔사는 당시 영상의 존재 유무와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지난달 12일 북송 장면이 담긴 사진 10장에 이어 같은 달 18일 3분56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통일부 직원 개인이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는 탈북 어민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이 담겼다.

    검은색 점퍼를 입은 어민은 군사분계선에 다다르자 현실을 깨달은 듯 털썩 주저앉았고 머리를 땅에 찍는 등 자해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그를 호송하던 경찰특공대 등은 다급하게 "야, 야, 야, 야" "잡아"라고 말했다. 자진 월북 의사가 없었는데도 강제로 송환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여권에서는 유엔사가 판문점 CCTV 영상을 공개한 전례도 있어 이번에도 영상 공개를 결정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017년 11월 유엔사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북한 병사 한 명이 공동경비구역(JSA)에서 '72시간다리'를 건너 군사분계선을 넘은 모습이 담겼다.

    이 병사를 쫓던 북한군은 잠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가 공동경비구역 북쪽으로 되돌아가고, 총을 맞고 쓰러진 귀순 병사를 우리 측 공동경비구역 대대가 구조하는 등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유엔사가 강제북송 당시 판문점 곳곳을 비추던 CCTV를 공개할 경우 앞서 공개된 통일부 직원이 찍은 영상에서 나아가 또 다른 한 명, 파란색 점퍼를 입은 어민의 북송 당시 모습 등을 볼 수 있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시 유엔사가 강제북송을 알고 승인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권영세 통일부장관은 지난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엔사는 북송만 승인했지 강제북송을 알고서 승인한 것은 아니다"라며 "일반적인 승인이 아니라 의사에 반해서 끌려가는, 포승줄에 묶이고 안대가 채워지고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는 (유엔사가) 굉장히 당혹스러웠던 모양이다. 나중에 강력하게 항의해 바로 풀렸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