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앨리스 인 베드' 출연 배우.ⓒ국립극단
    ▲ '앨리스 인 베드' 출연 배우.ⓒ국립극단
    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수전 손택의 유일한 희곡 '앨리스 인 베드(Alice in Bed)'를 오는 24일부터 9월 18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국립극단은 세계 연극 동향을 국내 관객에게 소개하고 연극 레퍼토리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해외 현대희곡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올해는 '뉴욕 지성계의 여왕'이라고 불린 수전 손택이 1991년 발표한 희곡을 선정했다.

    '앨리스 인 베드'는 19세기 미국의 명문가 집안에서 태어난 실존 인물인 앨리스 제임스가 주인공인 허구의 이야기를 그린다. 다양한 개인의 삶을 톺아보는 작업들을 선보인 이연주 연출이 독특하고 재치 있는 시선으로 풀어질 예정이다.

    유명한 소설가였던 헨리 제임스를 오빠로 둔 앨리스는 집안의 막내로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으나 우울증과 유방암 등 질병과 장애에 시달리며 대부분의 삶을 침대에서 보냈다. 이런 앨리스의 세상에 상상 속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무대 위에 펼쳐진다.

    앨리스는 또 다른 19세기 실존 인물인 미국의 평론가 마가렛 풀러, 미국 천재 시인 에밀리 디킨스와 예술 작품 속의 인물인 발레 '지젤'의 미르타, 오페라 '파르시팔'의 쿤드리를 초대해 티파티를 연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유명한 미치광이 모자장수의 티파티에서 모티브를 얻은 장면이기도 하다.

    극 중 주인공 앨리스는 한 명의 배우가 아닌 여러 명의 배우들이 맡아 연기한다. 권은혜·김광덕·김시영·성수연·신사랑·이리·황순미가 출연해 앨리스가 되기도 하고 바라보기도 하는 등 앨리스라는 인물을 각자의 목소리로 표현할 예정이다.

    이연주 연출은 "질병과 장애를 경험한 앨리스의 세계가 어떻게 관객들과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스스로 경험하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주목하려고 한다. 어떤 세계가 그대로 존재한다는 그 자체를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립극단은 9월 3~5일 배리어프리(무장애) 공연을 운영하며 한글자막, 음성해설, 한국수어통역이 제공된다. 오는 28일 공연 종료 후에는 김슬기 드라마투르그의 사회로 이연주 연출가와 배우 모두가 참여하는 '예술가의 대화'가 진행된다.
  • ▲ 연극 '앨리스 인 베드' 포스터.ⓒ국립극단
    ▲ 연극 '앨리스 인 베드' 포스터.ⓒ국립극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