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9일 롯데콘서트홀서 '2022 에투알 갈라' 공연
  • ▲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용덕관에서 파리 오페라 발레 '2022 에투알 갈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롯데문화재단
    ▲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용덕관에서 파리 오페라 발레 '2022 에투알 갈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롯데문화재단
    "에투알이 되고 바쁜 시즌을 보냈다. 1년 동안 행복하게 무대에 많이 올랐는데 시즌의 마지막을 한국에서 끝낼 수 있어서 정말 설레고 행복하다. 제가 아끼고 실력 있는 친구들과 함께 왔다. 그들도 저만큼 기대가 큽니다."

    '동양인 최초'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Étoile·수석무용수)에 오른 박세은(33)이 금의환향해 국내 관객과 만난다. 파리 오페라 발레 '2022 에투알 갈라'가 오는 28~29일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669년 설립된 파리오페라발레단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발레단이다. 현재 150여명 단원을 유지하고 있으며, 프랑스어로 '별'을 뜻하는 에투알은 남녀 무용수를 합쳐 단 16명이다. 에투알이 되면 출연 작품을 논의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고 공연 때는 전담 수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특별 대우를 받는다.

    박세은은 2012년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정식 입단했으며, 2018년 '발레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했다. 지난해 6월 박세은이 주역으로 나선 '로미오와 줄리엣' 개막 공연 커튼콜에서 아시아인 최초 에투알로 지명됐다.
  • ▲ 파리 오페라 발레 '2022 에투알 갈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발레리노 폴 마르크, 발레리나 박세은, 발레 마스터 리오넬 델라노에.ⓒ롯데문화재단
    ▲ 파리 오페라 발레 '2022 에투알 갈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발레리노 폴 마르크, 발레리나 박세은, 발레 마스터 리오넬 델라노에.ⓒ롯데문화재단
    박세은은 LA 야외 극장 할리우드볼에서 갈라 공연을 마치고 지난 23일 입국했다. 그는 25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용덕관 연습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발레단에 입단한지 10년이 넘는다. 파리에서 활동하며 느낀 프랑스 춤의 매력을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동료들과 무대에 설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공연은 박세은을 비롯해 도로테 질베르·발랑틴 콜라상트·제르망 루베·폴 마르크(에투알), 엘루이즈 부르동·록산느 스토야노프·제레미 로프 퀘르(프리미에르 당쇠르), 플로랑 멜락·토마 도퀴르(쉬제) 등 발레단의 주역들이 함께하는 갈라 무대로 꾸며진다.

    리오넬 델라노에 발레 마스터는 박세은에 대해 "처음 봤을 때 보통이 아니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 승급 시험을 보고 결국 에투알이 됐을 때 기뻤다. 재능은 물론 호기심 많은 솔직한 성격, 성실한 그녀와 같이 일하는 게 참 좋다"고 밝혔다.

    파리오페라발라단의 내한 공연은 1993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였던 '지젤'이 유일하다. 이번 '에투알 갈라'는 발레단의 실제 시즌 레퍼토리 중 '한 여름밤의 꿈',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랑데부', '빈사의 백조', '달빛', '아모베오' 등 고전부터 컨템포러리까지 다채로운 작품을 엄선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박세은은 프랑스 발레의 매력으로 특유의 우아함을 꼽으며 "정확성을 요구하고, 더 섬세하면서 세련된 춤을 추는 것 같다. 또 드라마적인 요소를 잘 전달한다. 어려운 테크닉을 쉽게 풀어서 관객에게 아름답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 ▲ 발레리나 박세은과 발레리노 폴 마르크가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용덕관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중 발코니 파드되를 시연하고 있다.ⓒ롯데문화재단
    ▲ 발레리나 박세은과 발레리노 폴 마르크가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용덕관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중 발코니 파드되를 시연하고 있다.ⓒ롯데문화재단
    공연에서 박세은은 제롬 로빈스(1918~1998)의 '인 더 나이트', 루돌프 누레예프(1938~1993)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에투알인 폴 마르크(26)와 선보인다. 쇼팽 피아노곡 '녹턴'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인 더 나이트'는 발레단 소속 피아니스트 엘레나 보네이가 직접 내한해 라이브 연주를 들려준다.

    박세은은 "폴은 17살 입단해 23살에 에투알이 된 우리 발레단의 간판스타"라며 "나보다 7살이 어린데도 무대에서 나를 침착하게 해준다. 이제는 서로의 눈빛만 봐도 원하는 걸 알 수 있는 친구다"고 치켜세웠다.

    프랑스 출신 발레리노 폴 마르크는 2021년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에서도 박세은과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싸우기도 했지만 박세은은 같은 비전을 가지고 춤에 대한 대화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동료"라며 깊은 신뢰를 표했다.

    이어 박세은은 "피아니스트와 함께하는 작품이 3개 준비돼 있다. 객석에서 '인 더 나이트'를 처음 보고 반했다. '이 작품은 프랑스 사람들이 춰야 한다'고 생각했을 만큼 프랑스 스타일이 가장 잘 드러나 있다. 고요하며 잔잔한 쇼팽 음악과도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레예프의 전막 작품은 너무 어려워서 춤을 추다 보면 심정지가 올 정도로 부담이 생긴다.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지만 어느 한계가 지나면 어렵지 않고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되고, 몸으로 표현하는 언어가 더 강해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