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코로나 검사 확인증만 있으면 어디든 이동…주민들, 장사 다시 할 수 있게 돼 환영”김성민 “코로나 극복으로 김정은 부각시키려는 듯”…대북소식통 “식량난 심각해져 봉쇄 해제”
  • ▲ 지난 3월 평양 대성백화점에서 방역작업 중인 북한 방역요원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3월 평양 대성백화점에서 방역작업 중인 북한 방역요원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12일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한 지역봉쇄를 완전히 해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이를 두고 “김정은이 코로나 확산을 잘 제어하는 모습을 보여 주민들 통치에 활용하는 것”이라는 의견과 “북한 내 식량사정이 심각하기 때문에 봉쇄를 급하게 해제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소식통들 “국가비상방역사령부, 12일자로 코로나 봉쇄 전면해제”

    방송은 함경북도 주민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 소식통은 “각 지역에서 시행하던 코로나 방역 부분해제가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지시로 지난 12일 전면해제로 전환됐다”면서 “이제는 주민들이 다른 도(道)는 물론 평양까지 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 13일 전후 각 지역마다 주민회의를 열어 코로나 방역 전면해제 소식을 알렸다. 소식통은 “그동안 방역 부분해제였어도 도(道) 경계를 벗어날 수 없었던 주민들은 방역당국이 전면해제를 밝히자 반기는 분위기”라면서 “특히 다른 도를 오가며 장사를 하던 장사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 봉쇄를 완전히 풀면서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코로나 검진 확인증을 갖고 있어야만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상 ‘위드 코로나’ 정책을 선택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평안북도 주민소식통은 “코로나 검진 확인증은 2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휴대전화로 방역지휘부가 만든 코로나 검진 응용프로그램(앱)을 설치해서 검진결과를 보여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종이로 된 검진 확인증을 갖고 다니는 것이다. 종이로 된 검진 확인증은 읍 방역소(보건소)에 직접 가서 받아야 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대부분의 주민들은 당국이 코로나 봉쇄를 전면해제한 데 대해 매우 반기고 있다”면서 “이제는 주민들 이동제한을 전면해제한데서 끝나지 않고 중국과의 국경봉쇄도 풀어 하루빨리 주민들 생계가 회복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을 오가는 대방(무역상)들도 국경봉쇄가 해제되면 신속하게 무역을 재개하기 위해 사전준비를 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김정은이 코로나 통제하는 모습 부각하려는 것…北의 진짜 문제는 식량난”

    그동안 코로나 확산을 염려해 국경봉쇄는 물론 주민들의 이동까지 통제했던 북한이 갑작스럽게 봉쇄를 전면해제한 것을 두고 몇 가지 의견이 나왔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김정은이 코로나 상황을 잘 통제했고 극복했다는 주장을 선전해 최근 식량난 등으로 나빠진 민심을 추스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성민 대표는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시기적으로 보릿고개인데다 코로나 봉쇄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도 안 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이 방역 봉쇄를 전면해제한 주된 이유가 김정은의 치적 선전 때문이 아니라 식량난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평양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대북소식통은 “코로나가 기간을 정해놓고 확산되는 게 아님에도 북한 당국이 20일이 채 안 되는 기간만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지역을 봉쇄한 것은 최근 불어 닥친 식량 위기 때문”이라며 “최근 식량위기는 공화국 창건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고 북한 주민들이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다시피 코로나에 걸린다고 모두 죽는 게 아니지 않느냐. 북한에서도 코로나가 확산된 뒤 회복되는 사람도 적지 않게 나오자 김정은이 지난달 28일에 이미 단계적인 봉쇄 해제를 계획했다는 게 당 간부들의 설명”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독일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지난 21일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업적을 내세우려 코로나 감염증 극복을 선언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