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법 재판서, '평직원' 곽병채 씨 법인 이용 이권 획득 드러나퇴직금 50억원에 이어 법인카드·법인차까지김만배 "미안하고 아들 같아서"
  • ▲ 곽상도 전 의원. ⓒ정상윤 기자
    ▲ 곽상도 전 의원. ⓒ정상윤 기자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가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일할 당시 법인카드로 5100만원, 대출로 5억원을 받는 등 각종 혜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이날 아들 병채 씨가 화천대유에 재직하는 동안 법인카드를 받아 월 100만원씩, 총 5100만원을 사용한 사실을 공개했다.

    검찰은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씨에게 아들 병채 씨가 평직원이었던 사실을 지적하며 다른 직원들도 법인카드를 제공받았는지 물었다.

    김씨는 "필요에 따라 발급 받을 수 있다"면서도 '임원급 외 평직원에게 법인카드를 준 적은 없지 않으냐'는 검찰의 추궁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검찰이 "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골프장, 주거지 인근 식당 등에서 사용했다"고 지적하자, 김씨는 "직원들에게 골프 연습을 허락했다. 쓸데없는 일 하지 말고 취미생활을 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은 병채 씨가 화천대유로부터 법인 차로 아반떼를 제공받은 점도 지적했다.

    이에 김씨는 "직원들에게 다 제공했다"며 "직위에 따라 아반떼·스포티지·산타페·그랜저·에쿠스를 받은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평직원에게 법인 차를 지급한 사람은 병채 씨 외에는 없지 않으냐'는 검찰 질문에 김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병채 씨가 사택 전세보증금 4억원을 제공받고 2020년에는 5억원을 대출받은 사실을 지적하며 "전문성 없는 곽병채 씨를 재입사까지시키면서 이렇게까지 많은 혜택을 제공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씨는 "많은 혜택이라 생각하지 않고 복리후생과 업무 효율 차원"이라고 에둘렀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아들 병채 씨를 통해 퇴직금 등으로 지난해 4월 말 5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은 건넨 혐의, 뇌물 마련을 위해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날 김씨는 임원급도 아닌 평사원인 병채 씨에 퇴직금을 50억원이나 준 이유를 "업무 성과 플러스 노동력 상실 위로금"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병채 씨가 퇴직할 당시 간질을 앓았던 사실을 언급하며 "병채 씨가 (간질로 인해) 상실감이 커서 미안하고 아들 같아서 해 주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정상윤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