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발초 혁신학교 전환 반대 학부모 근조화 시위학부모 "학습 부적응 사례 수두룩, 깜깜이 진행" 비판경기도교육청 "가시적으로는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여도, 나이 들면 좋아"
  • ▲ 1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의 정발초등학교 앞에서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학부모의 근조화시위가 열렸다. ⓒ익명의 제보자
    ▲ 1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의 정발초등학교 앞에서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학부모의 근조화시위가 열렸다. ⓒ익명의 제보자
    "혁신학교 학생들이 중·고교 진학시 부적응 사례가 많은 만큼 확대해서는 안 된다."(경기도의 한 학부모)
    "기초학력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나이 들면서 좋은 결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경기도교육청 관계자)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 확대 움직임에 학부모들이 강력반대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혁신학교의 교육방식을 바라보는 학부모와 교육당국의 시각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6월1일 교육감선거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초 도입 취지에 따라 성과가 상당하다는 주장과, 혁신학교가 일반 학교와 차별화하지 못하고 오히려 학력저하를 유발한다는 평가가 엇갈려서다. 

    13일 경기도 고양에 거주하는 상당수의 학부모는 마두동 정발초등학교 앞에서 혁신학교 전환을 반대하는 근조화 시위를 열었다. 

    시위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혁신학교 출신 학생들이 중·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학습 부적응 사례가 많다"며 "창의성 위주의 교육은 알겠는데 그로 인해 기초학력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고 따졌다. 

    실제로 해당 지역 학부모 인터넷 카페에서는 정발초등학교의 혁신학교 전환에 반대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글라디욜로스'라는 네티즌은 "혁신학교 문제로 학부모들이 잔뜩 뿔났다"며 "애초에 학원가 주변에서 (혁신학교로의 전환을) 하겠다는 발상이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써니해피맘'은 댓글로 "혁신초 출신들의 (중‧고등학교 진학 시) 공부 부적응 사례가 많다"며 "너무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리아리아'도 "(혁신초 찬반 설문조사에서) 동의율 50% 미만이어도 혁신초 신청이 가능하다"며 "찬반투표로 가기 전에 꼭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학교는 일선학교의 신청을 받아 교육청이 지정한다. 신청 여부는 각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가 정하는데, 안건으로 올려 심의하려면 학부모 또는 교원의 50%가 찬성해야 한다. 학부모의 찬성 동의율이 50% 미만이어도 학교 측이 혁신학교 신청을 강행할 수 있는 이유다.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 추진이 해당 학교 교직원들의 고과 반영과 학교 지원금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야간비행중'은 "혁신초로 변경하면 교장‧교감 승진 고과 반영 및 지원금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아이들 생각하는 마음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야간비행중'은 그러면서 "본인 아이는 다 키워놨다는 것인지, 정말 무책임한 어른들"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당국의 학부모와 학생 대상으로 설명이 부족했고, 설문조사 이전에 교장이 스스로 철회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보라돌이23'은 "혁신초의 장단점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없이 깜깜이로 진행 중"이라고 비판했다. '곰표'는 "설문조사까지 가면 안 되고 그 전에 교장이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교육청의 의견은 다르다. 기초학력 외에 자기주도학습과 창의적 사고, 인간관계 등을 배양하는 것이 혁신학교라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혁신학교는 12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온 정책"이라며 "기초학력 외 자기주도학습, 창의적 사고, 인간관계 등을 동반해 배양하는 훨씬 바람직한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기초학력이 떨어진다고 말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가시적으로는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여도,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훨씬 좋은 결과를 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존 상위 10%가 아닌 중간층까지 질 높은 교육이 확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학교는 좌파 교육감들이 2011년 도입한 학교 모델로, 암기 및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과 토론‧체험 중심의 교육을 목표로 아이들이 스스로 꿈을 키울 수 있게 하는 취지의 교육정책이다. 

    그러나 혁신학교가 운영되는 과정에서 일반 학교 교육 커리큘럼 관행과 관성을 따르는 사례가 늘면서 차별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대입을 중요시 여기는 학부모의 처지에서는 자녀의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