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페이스북 "아이 한국 올 때, 덴마크까지 기자들 찾아와… 피눈물 났다"정유라, 지난 4일 조국·안민석·주진우·김어준 고소 "허위 사실로 명예훼손""조 전 장관 딸, 편들어주는 사람 있어… 난 임신 30주 때 병실 압색 당했다"
  • ▲ '국정 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가운데)씨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3인에 대한 명예훼손 등 혐의 고소 취지를 설명하다 눈물을 보이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국정 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가운데)씨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3인에 대한 명예훼손 등 혐의 고소 취지를 설명하다 눈물을 보이고 있다. ⓒ정상윤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8일 "내가 살아남은 이유는 아이들이 전부다"라며 그동안의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정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버이날인 오늘은 첫째 아이의 생일"이라며 "어느새 8살이 됐는데 너무 훌쩍 커버려서 섭섭하기도 하다"며 말문을 뗐다.

    그러면서 "처음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부터 영원히 지켜 주겠다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단 한 순간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엄마지만 앞으로 우리 아기의 미래에 행복한 나날만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적었다.

    정 씨는 이어 "내가 사는 이유, 살아남은 이유는 이 아이들이 전부"라며 "아이가 처음 한국으로 돌아오려 할 때 덴마크까지 기자들이 찾아왔을 때 그 피눈물 나고 무너지는 심정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라며 비통한 심정을 토해냈다.

    정 씨는 "저희 어머니도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라면서 "부디 지금 논란의 후보자 따님도 같은 상처를 입지 않길 바란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도 한 후보자의 딸도 모두 어린아이일 뿐"이라며 "부디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정씨, 조국·안민석·주진우·김어준 고소… "허위 사실로 명예훼손"

    정 씨는 지난 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진우 전 기자, 방송인 김어준 씨를 허위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정 씨는 이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진행자들과 서울경찰청을 찾았다.

    강용석 변호사는 이날 서울경찰청 앞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장관을 향해 "2014년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정유라 씨가 친구 10명 정도에만 공개했던 A4 용지 두 장 분량의 글에서 두 줄을 발췌해 2017년 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림으로써 당시 탄핵 집회에 불을 질렀다"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당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정 씨의 발언들은 친구와 다툰 후 나눈 우발적 대화라고 주장했다.

    2014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정 씨는 "능력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불만이면 종목을 갈아타야지. 남의 욕 하기 바쁘니 다른 거 한들 성공하겠니"라고 글을 올렸다.

    강 변호사는 "국민을 상대로 했던 이야기가 전혀 아니었고 그런 취지도 아니었다"며 "전체 내용은 굉장히 길었는데 그렇게 발췌·왜곡해 정 씨를 국민들에게 가장 나쁜 마녀로 만들고 말았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에 대해서는 "정 씨 가족이 300조원을 해외에 숨겨놨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퍼뜨렸다"면서 "인제 와서 '말도 꺼낸 적 없다'며 발뺌하고 있는데 무엇이 진실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진우 전 기자와 김어준 씨도 방송을 통해 온갖 이야기를 해왔다"며 "특히 주 전 기자는 정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암시를 수도 없이 해왔다"고 비판했다.

    정 씨는 "제 인생이 망가지게 된 것은 국회의원들의 '아니면 말고' 식의 허위 유포와 최소한의 확인 없이 받아적은 언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출산일이 언제냐 물어보길래 말했더니 다음날 병실 압수수색"

    정 씨는 지난달 26일에는 유튜브 채널 '성제준TV'에 출연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와 자신을 비교하며 비참하고 서러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씨는 "조 전 장관 딸은 편들어주는 사람도 있고,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부모도 있다"며 "저는 가족 전체가 난도질 쳐져서 어머니도 그 안에 계시고 아버지도 멀리 계신다. 저는 애 붙잡고 6년간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이어 "압수수색 나왔을 때 저는 임신 30주가 넘은 만삭이었다. 출산일이 언제냐 물어보기에 수술로 아기를 낳을 (예정이라) 정확한 출산일이 있어서 말했더니 다음날 병실로 압수수색을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조민 씨에게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가만히 있겠느냐. 저는 수술해서 가운 하나 입고 있는데 '아기만 신생아실 보내자'고 했다. 이게 6년 동안 민주당 당원들이 묵과한 인권이고, 6년 동안 제가 살아온 삶"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 씨는 국정농단 사건의 수사가 진행중이던 2017년 덴마크로 도피했다가 먼저 귀국했다. 첫째 아기는 보모의 품에 안겨 뒤늦게 한국으로 입국했다. 당시 공항에 수많은 취재진이 몰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