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녹취록 법정 공개… '대장동 이익 나누기' 공모, 구체 금액, 대상 나와일부 사업이익만 320억 추정… 김만배 "이기성까지 되겠네" 1인당 50억씩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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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인사들이 사업의 예상이익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배할지 논의한 내용이 공개됐다. '스모킹건(결정적 증거)' 중 하나로 꼽히는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일부 사업의 개발이익으로 320억원을 추정했고, 이를 1인당 50억원씩으로 나누자는 취지의 발언이 확인돼 재판 선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지난달 29일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 정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의 공판기일을 열어 정 회계사가 녹음한 파일을 재생했다.법정에서 공개된 정 회계사 녹취록의 핵심 쟁점은 대장동사업을 둘러싼 유 전 본부장과 김씨,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의 특혜와 로비 정황이다.해당 녹취록에는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인사들에게 2020년 대장동 개발사업의 예상이익을 어떻게 분배할지 논의한 내용이 담겼다.공개된 파일에서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50개 나갈 사람 세 줄게"라며 "박영수·곽상도·김수남·홍선근·권순일·최재경"이라고 불러 주었다. 그러자 정 회계사는 "5억씩이냐, 50억씩이냐"고 되물었고, 김씨는 "50억이야"라는 대화가 오갔다.앞서 거론된 이들은 각각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전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그룹 회장, 권순일 전 대법관, 최재경 전 민정수석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정 회계사는 "50, 50, 100, 200, 300"이라며 특정인에게 돌아갈 분배액을 세는 듯한 상황을 연출하며 관련된 대화를 내내 이어갔다.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수사도 안 받고 언론도 안 타니 비용 조금 늘어도 좋은 상황"이라며 "리스크 없이 (대장동) 사업을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또한 녹취파일에서는 박 전 특별검사의 친척이자 대장동 아파트 분양대행업을 맡은 이기성 씨에게도 금원을 지급하고자 논의한 정황이 드러났다.김씨가 "320억이면 이기성까지는 되겠네, 그치?"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네. 50개씩"이라고 답했다.이후 검찰은 또 다른 추가 녹취록을 재생하며 "해당 파일에는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뇌물 공여와 관련해 피고인들을 협박하는 내용, 서로의 약점을 이용한 긴장관계 등이 녹음돼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한편, 이날 녹취파일에 등장한 인물 중 곽 전 의원은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전 특별검사와 권 전 대법관을 비롯한 나머지 인물들의 혐의는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