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녹취록 객관성과 메신저의 주관성이 무슨 상관있나?""스캔들 함구파, 의문 제기하면 '너희는 극우'라며 논점 이탈""봇물 트기 무시해도, 온 세상에 알려지면 결국 임계점 달할 것"
  • ▲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뉴데일리DB
    ▲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뉴데일리DB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던 문제, 그러면서도 절대 가볍지 않은 문제가 뒤늦게야 슬슬 알려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어떻게 이런 문제가 그토록 간과되고 있었나 하는 의아함이 든다.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논란', 그 증거 공개를 7억 원으로 무마하려 한 것, 그리고 그 증거들이 나왔는데도 그것이 올드 미디어들에 의해 철저히 외면당한 또 하나의 사건 등, 작금의 '스캔들 3종 세트'가 그러하다.

    이건 그걸 터뜨린 사람들이 취재 과정에서 발견한 사건이 아니다. 어느 날 그 방증 자료들이 그들 손에 툭 떨어져 알려지기 시작한 사건이다. 다시 말해, 이건 메신저의 발명품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있어 온 팩트다. 따라서 메신저의 정체성을 개입시켜 바라보기 전에, 메신저가 누구냐와는 상관없이 바라봐야 할, 그저 팩트일 뿐이다. 

    통화 녹취록의 객관성이, 그것을 발설한 메신저의 주관성과 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가? 그런데도 민주당, 국민의 힘, 올드 미디어들은 "그 메신저가 터뜨린 것이면 설령 팩트라 하더라도 우리는 안 본 걸로 치겠다"는 투다.

    함구 파(派)의 함구 이유는 물론 입장에 따라 조금씩 다 다르다. 민주당은 이준석의 역할(내부 분탕)을 계속 살리고 싶어서, 국민의 힘은 "우리 당 대표니까" 그리고 올드 미디어들은 아마도 이준석·바른미래당과 궤(軌)를 같이해 와서, 그래서 그가 망하면 우리도 곤란하게 된다고 생각해서일지 모른다. 그리고 그걸 발설한 메신저에 대한 그들의 비호감과 적대감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올드 미디어들은 뒤늦게 마지못해(?) 나온 민주당 '비판성명'도  깔아뭉갰다. 이쯤 되면  가히 중증 편집증이다.

    이런 함구 파에 어떻게 객관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대처할 것인가? 주관적으로 강하게 질타하면 함구 파들은 "너는 진보도 중도도 아닌 극우야" 하는 식으로 아주 간편하게 반격해 들어올 것이다. 논점이탈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이런 편리한 무기를 허락해주지 않는 방법이 있다.

    메신저에 대한 평가를 일단 선반 위에 올려놓고, 아니면, 메신저에 대한 그들의 거부반응을 그들 나름의 '편집의 자유'라 쳐두고, 그 대신 뉴미디어 유튜버들이 열심히 이 사건을 인용 보도해, 올드 미디어들이 도저히 이 터진 봇물을 더는 외면할 수 없을 때까지 계속 집요하게 끌고 가는 것이다. 

    처음엔 이 봇물 트기를 무시하다가도, 이게 온 세상 구석구석에 다 알려지면 올드 미디어들도 더 함구하지 못할 임계점에 달할 것이다. 이게 함구 파에, 함구의 대가가 얼마나 근본적으로 골병드는 것인가를 알게 할 '얄미운 묘책'일 수도 있다. 어디, 계속 함구들 해 보시지, 누구 손해일지. 미디어로서, 정당으로서, 이 팩트를 입에 올리지도 않으시겠다? ㅎㅎㅎ. 난처해질 장본인은 팩트 앞에서 침묵하는 자들이지, 그걸 외치는 광야의 소리가 아니다. 

    보도할 가치가 없어서 보도하지 않는다고? 그러나 그건 한국 정계의 제1 야당, 이제는 여당의 당원도 아닌 당수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를 몰각한 말 따위도 안 되는 막걸리다. 야당 당수란 신익희, 조병옥, 김영삼, 김대중 같은 거물들이 앉았던 자리다. 이준석을 그런 자리에 견주는 건 망발 중 망발이지만, 그래도 일국의 여당 대표란 타이틀이 예사로운 건 아니다. 그런 자리에 있는 자가 뭐, 성 상납? 그걸 무마하려 돈 7억을 제안? 그 방증이 이미 드러나는데도 올드 미디어들이 그걸 보도조차 하지 않는다? 에이, 무슨 그런 말씀을, 농담이시겠지 설마...

    정권은 교체되었다. 그러나 교체할 건 너무나 많다. 오늘의 '앙샹 레짐(구체제)'은 타락한 혁명과, 그에 발맞춰 주는 일부 사회 권력, 문화 권력이다. 그들의 연명(延命)하는 몸짓이 보기 재미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