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광장서 수만 명 카드섹션 연습…‘일심단결’ 글자 위성사진 포착ONN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입구, 시간 지날수록 위성에 뚜렷하게 포착돼”
  • ▲ 지난 7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을 촬영한 위성사진. 붉은 색 바탕 속에 '일심단결'이 보인다. ⓒ美플래닛 랩스 제공-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7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을 촬영한 위성사진. 붉은 색 바탕 속에 '일심단결'이 보인다. ⓒ美플래닛 랩스 제공-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김일성 생일을 일주일 남겨둔 가운데 평양에서는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갱도 입구를 복구한 모습이 인공위성에 포착됐다. 올해가 김일성 생일 110년, 김정은 집권 10년인 만큼 대규모 열병식과 함께 핵실험 같은 고강도 도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7일 평양 김일성광장서 수만 명이 붉은 카드섹션… ‘일심단결’ 글자 또렷해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국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지난 7일 오전 10시30분쯤(이하 현지시간)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소개했다. 사진 속 김일성광장의 서쪽과 동쪽 전체, 북쪽으로 이어진 도로는 사람으로 꽉 차 있다.

    방송은 “사람이 모인 곳은 모두 붉은색 물결을 이루고 있다”며 “특히 김일성광장 연단에서 가장 가까운 서쪽 지역 인파는 붉은색 바탕 위에 ‘일심단결’이라는 노란색 대형 글자를 만들었고, 동쪽 지역에는 붉은색 바탕 위에 조선노동당 로고를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 때마다 선보이는 카드섹션 연습이었다.

    “과거에도 북한은 열병식 한 달 전부터 주민들을 동원해 연습했으며 일주일 전부터는 광장을 가득 채울 정도의 인파가 붉은 물결을 이루는 장면이 포착되고는 했다”고 전제한 방송은 “북한이 일주일 뒤로 다가온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일성 생일 열병식 때 15만 명 동원 가능성… 신무기 공개에도 관심

    방송은 현재 평양의 열병식 준비 모습으로 볼 때 2017년 4월15일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방송은 “위성사진만으로는 7일 김일성광장에 몇 명이 동원됐는지 파악하기 어렵지만, 인파 규모 면에서 2017년 당시와 비슷하다”며 올해 열병식에는 북한군과 평양 주민이 15만 명 이상 동원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군이 열병식 훈련을 하는 평양 미림비행장 인근 훈련장에서도 대규모 병력과 장비, 차량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방송에 따르면, 훈련장 곳곳에 점 형태의 사각형 26개가 보이는데 이를 최소 50명에서 최대 300명으로 가정해 병력 규모를 추정하면 7800명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훈련장 북서쪽 주차장에는 열병식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군용차량이 가득 들어차 있다.

    방송은 북한이 지난해 1월 노동당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5형’과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부르는 KN-23을 공개했고,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공개했다면서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어떤 신무기를 선보일지도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ONN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입구 뚜렷하게 보여”
  • ▲ 오스트리아 소재 ONN의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분석보고서 가운데 일부. ONN은 북한이 3번 갱도 복구를 사실상 마무리 짓고 있다고 분석했다. ⓒONN 보고서 화면캡쳐.
    ▲ 오스트리아 소재 ONN의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분석보고서 가운데 일부. ONN은 북한이 3번 갱도 복구를 사실상 마무리 짓고 있다고 분석했다. ⓒONN 보고서 화면캡쳐.
    국내에서도 북한이 김일성 생일에 맞춰 대규모 열병식과 함께 고강도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핵실험 실시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ONN)’가 지난 3월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의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을 역임한 후루카와 가쓰히사와 ONN의 신재우 분석가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3번 갱도 굴착공사를 거의 마무리, 입구까지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28일 위성사진을 보면 이전까지 3번 갱도 입구 근처에 있던 통나무 더미가 이후에 사라졌고, 갱도 입구 형상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통나무들이 갱도를 떠받치는 용도로 사용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갱도 굴착 때 나오는 토사가 갱도 입구 앞 도로 건너편으로 옮겨진 흔적도 나타났다. 굴착작업이 자주 이뤄진다는 근거라고 보고서는 추정했다.

    3월31일자 위성사진에서는 3번 갱도 입구가 더욱 선명하게 보여 완성 단계인 것으로 보이며, 갱도 입구 근처에서 새로운 토사 더미가 포착됐다며 굴착활동이 더욱 진전된 것을 나타낸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지난 4월3일자 위성사진에서는 3번 갱도 입구에 쌓였던 눈도 치워졌다. 보고서는 “3번 갱도 이외에 다른 갱도 주변에서는 굴착 등 공사 흔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향후 핵실험을 위해 갱도 복구작업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美전문가 “김일성 생일 110주년, 성대하게 경축할 것”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성대하게 경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만큼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은 탄도미사일 발사가 실패하면 재빨리 또 다른 시험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며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화성-17형’ ICBM을 다시 쏘거나 전술 핵무기 또는 초대형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