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 '대장동사업 개발 특혜 의혹' 재판 증인으로 출석이성문 "화천대유 설립작업, 컨소시엄 사업계획서 작성… 모두 정영학이 주도"
  •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 1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 1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대장동사업 개발 특혜 의혹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가 화천대유자산관리 설립작업을 주도했다는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하지만 이는 정 회계사가 단순히 '실무적'인 역할을 담당했을 뿐 적극적·주도적 역할과는 오히려 거리가 멀다는 증언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 자신 또한 '실세'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대장동사건의 '몸통' 등 진상규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이성문 "정영학이 화천대유 컨소시엄 사업계획서 작성"

    4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 5명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재판에는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전 공판에서는 이 전 대표를 대상으로 한 검찰의 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은 이 전 대표에게 "화천대유 설립작업은 누가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실무작업은 정영학이 했다"면서도 "누군가의 지시로 했다기보다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려면 어떤 회사가 필요한데, 정영학이 회계사이니까 법무사에게 맡겨서 (설립작업을) 했다"고 답했다.

    검찰이 "화천대유 측 컨소시엄 사업계획서 작성은 누가 했느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이번에도 "정영학"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저는 사업계획서 작성에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김만배가 직접 화천대유 대표직 권유했다"고 증언한 이성문

    검찰은 "화천대유가 자산관리회사로 설립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대표이니까 알고 있었다"면서도 "부동산 개발사업에 법인이 필요하니까 (자산관리회사로 설립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부연했다.

    이 전 대표는 김만배 씨로부터 직접 화천대유 대표직을 권유받았다는 진술도 했다. "2015년 1월 중순경에 오래 알고 지낸 김만배 회장이 '부동산 개발사업을 준비 중이다. (대장동사업이) 공모에 당첨되면 대표이사를 맡아 달라'는 제의를 했다"는 것이다.

    "김만배 씨가 증인에게 화천대유 대표직을 권유하면서 뭐라고 이야기했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 이 전 대표는 "특별히 이야기한 것은 없다. 다만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려면 회사가 있어야 하니까 이를 위해 필요한 회사겠다'라고 인식해 (화천대유 대표로) 취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천화동인, 대장동사업에 기여한 인물들에게 이익 나눠 주기 위한 곳"

    이날 법정에서 검찰은 증인으로부터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이 대장동사업의 수익 분배를 위한 법인이 맞다는 취지의 답변을 얻어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김 회장을 제외하고 남 변호사 등이 (천화동인의) 실질적인 신탁자가 되는데, 김 회장이 후배들에게 여러 가지 이유를 바탕으로 (대장동사업 수익으로부터 얻는) 이익을 나눠 주는 곳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천화동인 설립 목적은 정영학·남욱 등 대장동사업에 관여해 역할을 한 분들에게 이익을 나눠 주기 위해서 만든 것이냐"고 묻자, 증인은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검찰은 "천화동인은 수익 분배를 위한 법인이기에 수익 배분을 하기 전에는 활동도 없었다. 그전까지 화천대유에서 (천화동인을) 관리했다고 보면 되느냐"고 묻자 이번에도 이 전 대표는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