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청와대 불우이웃돕기 행사… 번쩍이는 팔찌 2개 착용한 채 모금함에 '봉투'한 벌에 400만~1200만원… 디자이너 양해일·염미경, 누비장 김해자 의상 즐겨 입어전여옥 "본인도 떳떳하지 못한 줄 알았다는 것"… 靑 "옷값은 김 여사 사비" 주장


  • 지난 5년간 '대통령 영부인' 자격으로 공식석상에 참여하며 수억원대 명품 의상을 즐겨 입었다는 의혹을 산 김정숙 여사가 한 불우이웃돕기 행사에서 끼고 있던 보석 반지 알을 손바닥 안으로 감추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진주 반지 돌려 끼는 김정숙 여사'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확산되고 있는 게시물은 2020년 12월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굿네이버스'를 청와대로 초청해 불우이웃돕기 모금 행사를 진행한 장면을 담고 있다.

    GIF 파일로 된 영상을 보면 김 여사가 '굵직한 진주'가 박힌 보석 반지를 왼손 약지에 끼고 손목에는 '번쩍이는 팔찌'를 두 개나 착용한 채로 모금함에 봉투를 집어 넣는 모습이 나온다.

    그런데 본인도 민망함을 느꼈는지, 이어지는 화면에선 김 여사가 오른손으로 반지를 180도 돌려 진주 알을 손바닥 쪽으로 감추는 장면이 나온다.

    해당 영상을 접한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여사가 불우이웃을 위한 성금 모금 행사에 초호화 파티용 정장을 하고 왔다"며 "왼손 약지엔 큼직한 진주 반지에, 손목에 팔찌를 두 개나 했는데 성금 봉투를 넣을 땐 진주 반지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 여사가 카메라를 의식해 진주 반지를 돌려 낀 것이라고 단정한 전 전 의원은 "본인도 떳떳하지 못한 일인 줄 알았다는 거다. '김정숙 세금 사치스캔들' 이건 빙산의 일각이겠죠?"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정숙 옷값',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남아 15년간 비공개

    김 여사가 해외 방문이나 외빈 초청 행사 때 '명품'을 즐겨 입었다는 의혹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물론 김 여사가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국격'에 걸맞는 의상을 입을 필요는 있다.

    그러나 김 여사가 수억원을 호가하는 명품을 수시로 입고 돌아다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영부인의 외교 활동을 위해 지원되는 '의전 비용'은 엄연히 국민의 혈세로 마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김 여사의 의상비 출처에 의구심을 품은 한국납세자연맹은 2018년 6·7월 청와대에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특수활동비 지출 내용과 대통령 내외의 의전 비용 등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특활비 지출 내용 등이 공개되면 국가 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 결정을 내렸고, 결국 한국납세자연맹은 2019년 3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납세자연맹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달 1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정상규)는 대통령비서실이 △특활비 지출결의서 △운영지침 △김 여사의 의전 비용 관련 예산 편성 금액△일자별 지출 내용 등을 공개하도록 했다. 납세자연맹이 요구한 정보 중 개인정보 등 민감한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공개하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지난 2일 대통령비서실이 항소하면서 특활비 및 의전 비용 등의 공개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태다. 청와대는 "의전 비용 등이 포함된 특활비는 국가 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거나 국민경제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대통령지정기록물"이라는 입장이다.

    靑 "의전 비용에 의상비는 없어… 모두 사비로 부담"

    청와대는 청와대 특활비 중 일부가 김 여사의 의상비로 쓰여진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지난 29일 "국가 간 정상회담, 국빈 해외방문, 외빈 초청 행사 등 공식활동 시 영부인으로서의 외교 활동을 위한 의전 비용은 행사 부대비용으로 엄격한 내부 절차에 따라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에서 예산을 일부 지원한다"면서도 "의류 구입 목적으로 특활비 등 국가 예산을 편성해 사용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영부인 의전 비용에 의상 비용은 포함되지 않아 그동안 모두 사비로 부담했다고 설명한 청와대는 "순방 의전과 국제행사 등으로 지원받은 의상은 기증하거나 반납했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적으로 부담한 사비 지출 내역은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김 여사가 2억원을 호가하는 카르티에 브로치를 착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해당 회사에서도 사진 속 제품이 자사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브로치 모양도 카르티에 제품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靑 "김 여사, 홈쇼핑·기성복·맞춤복 등 다양하게 구입… 필요하면 직접 수선도"

    청와대는 이전에도 "김 여사가 옷값만 수억원을 쓰는 사치를 부린다"는 지적을 받자 "김 여사는 홈쇼핑, 기성복, 맞춤복을 다양하게 구입하고 필요하면 직접 수선도 해 입는다"며 "공식행사 때 입는 흰색 정장은 모 홈쇼핑에서 구입한 10만원대 제품"이라고 철벽 방어를 쳐 왔다.

    실제로 그동안 김 여사가 입은 옷이나 가방 등이 명품이라는 지적이 잇따랐으나 확인 결과 명품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사례도 많다.

    김 여사가 한 물품 기증 행사에 참석할 때 입은 옷이 '막스마라'의 780만원짜리 캐시미어 코트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특유의 스티치(재봉선)가 없어 모양이 비슷한 제품인 것으로 결론 났다.

    또 김 여사가 G7 정상회의 때 들었던 가방이 '에르메스' 제품이라는 의혹도 일었으나 확인 결과 60만원대 국내 브랜드 제품이었다.

    김 여사가 착용했던 표범 모양의 브로치도 명품 주얼리 브랜드 '카르티에' 제품이라는 의심을 받았지만 다수의 패션 전문가들은 이를 2만원대 '어반미스트' 제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8년 프랑스 방문 때 김 여사가 입었던 '샤넬' 의상은 당시 샤넬이 대여해준 것으로, 김 여사는 행사가 끝난 후 해당 의복을 반납했다. 이후 샤넬은 한글이 새겨진 이 의상을 국립 한글박물관에 기증했다.

    디자이너 양해일·염미경, 누비장 김해자 의상 자주 입어

    그동안 김 여사가 입은 의상 중에서 하이엔드 제품으로 확인된 것은 디자이너 양해일·염미경과 누비장 김해자가 제작한 의상 정도다.

    패션브랜드 'HEILL(해일)'의 대표를 맡고 있는 양해일은 대통령 취임식이나 첫 방미 행사 등 김 여사가 중요한 일정을 소화할 때마다 '깔맞춤' 의상을 제공해 왔다. HEILL의 투피스, 원피스, 자켓 등은 시중에서 400만~500만원선에서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명품 패션브랜드 '휴고 보스'의 수석매니저 출신인 염미경도 김 여사와 궁합이 잘 맞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영국 해리 왕자 부인인 매건 마클 왕자비나 샤를로트 카시라기 모나코 공주 등 각국의 명사들을 단골 고객으로 두고 있는 염미경은 김 여사는 물론 내한한 귀빈들의 의상까지 종종 챙기며 김 여사의 의전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독일 순방에서 김 여사가 입었던 누비옷은 인간문화재 김해자의 작품이다. '누비명장(중요무형문화재 107호)'으로 잘 알려진 김해자의 옷은 희소가치 때문에 시중에서 고가에 팔리고 있다. 여성용 겉옷인 액주름포의 경우 125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6월 30일 오후(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서울-워싱턴 여성협회 초청간담회'에서 조안 허버드 전 주한대사 부인에게 입고 갔던 분홍색 코트를 선물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6월 30일 오후(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서울-워싱턴 여성협회 초청간담회'에서 조안 허버드 전 주한대사 부인에게 입고 갔던 분홍색 코트를 선물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원본 영상 출처 = KTV국민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