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무임승차 외국인 건보 문제 해결" 후보 시절부터 다짐외국인 건보, 4년간 흑자…중국인 가입자에 대해서만 3800억 적자'건강보험 수급액 가장 많은 외국인' 10명 중 7명이 중국인'6개월 이상 한국 거주' 조건 있지만… 피부양자는 입국만 하면 돼
  •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대국민 감사인사를 하고 어퍼컷 세리모니를 선보이고 있다.ⓒ정상윤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대국민 감사인사를 하고 어퍼컷 세리모니를 선보이고 있다.ⓒ정상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약속했던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핵심 이슈로 다뤄질 전망이다.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은 지난 4년간 전체 흑자였지만, 중국인 가입자 관련 건보는 같은 기간 3800억원 이상 적자인 것으로 드러나 반중정서와 맞물려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尹 "국민 밥상에 '숟가락' 외국인 건보 문제 해결"

    윤 당선인은 지난 1월30일 페이스북에 "국민이 잘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윤 당선인은 당시 "2021년 말 기준 외국인 직장가입자 중 피부양자를 많이 등록한 상위 10명을 보면, 무려 7~10명을 등록했다"며 "한 가입자의 경우 두 아들과 며느리·손자들까지 등록해 온 가족이 우리나라 건보 혜택을 누린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외국인 건강보험 급여 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으로, 특정 국적에 편중되어 있으며, 이중 6명이 피부양자였다"고 설명한 윤 당선인은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린 중국인은 피부양자 자격으로 약 33억원의 건보 급여를 받았으나 약 10%만 본인이 부담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원정진료' 등을 통한 일부 외국인들의 국내 건보 혜택 악용 사례를 근절해야 한다며 "외국인 가입자는 한국에서 6개월 이상 거주 등 요건을 갖춰야 하지만, 등록된 피부양자는 거주 기간과 관계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치료만 받으러 왔다가 바로 출국하는 '원정진료'가 가능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건보 제도는 지난 40년 이상 국민이 피땀 흘려 만들어낸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한 윤 당선인은 "정당하게 건보료를 내는 외국인에게 불합리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피부양자의 등록 요건을 강화하고 명의 도용을 막는 등의 국민 법 감정에 맞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측은 외국인 건보 흑자 규모가 증가했다면서 윤 당선인의 메시지는 '외국인 혐오 조장'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고영인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년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1조4095억원의 흑자를 나타냈다는 분석이 따랐다.

    野 "중국인 가입자 건보 적자 3843억원"

    문제는 외국인 중에서도 중국 국적 가입자들의 건보는 같은 기간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복지위 소속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보공단의 '가입자 국적별 재정수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 국적 가입자의 건보는 지난 4년간 3843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중국인 가입자들은 2017~20년 1조8630억원의 보험료를 내고, 건보공단은 이들의 치료비 등으로 2조2473억원을 지급했다. 가입자 기준 2위 국가인 베트남은 같은 기간 2714억원의 보험료를 낸 데 비해 건보공단은 1852억원을 지급했다.

    중국인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인 원인으로는 '피부양자' 자격조건이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윤 당선인이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지적했듯 건보공단은 외국인이 국내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해야 건보 지역가입 자격을 부여한다. 질병 치료 목적으로 입국해 건보에 가입하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피부양자의 경우 입국하기만 하면 거주 기간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 건보 가입자 가운데 중국인이 쉽게 우리나라 건보 혜택을 볼 수 있는 구조는 중국이 특히 우리 국경에 인접해 왕래가 용이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복지위 소속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7월 말) 국내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7월 기준 외국인 건보 가입자 총 121만9520명 중 이들이 등록한 피부양자는 19만4133명에 달했다.

    野 "건강보험 수급액 가장 많은 외국인 10명 7명이 중국인"

    또한 같은 기간 건강보험 수급액이 가장 많은 외국인 10명 중 7명은 중국인이었고, 7명 중 4명은 피부양자, 3명은 지역가입자였다. 직장가입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잠깐 몇 년 한국에 있거나 치료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들은 아무리 내국인과 동일한 기준으로 건보료를 낸다고 해도 결국 건강보험제도에 무임승차하는 것"이라며 "외국인이 한국에서 33억원 진료를 받고 자기 돈은 3억원만 내는 것이나 피부양자를 8~9명씩 등록하는 것이 무임승차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보건바이오의료정책분과 위원장을 맡았던 박은철 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윤석열 당선인도 당시 원정의료를 통해 오·남용되는 사례를 근절하자는 취지로 메시지를 낸 것일 것"이라며 "건보 피부양자 조건 등을 비롯해 기존의 룰을 개선하고 오·남용 사례를 막기 위한 규정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관련 사안이 인수위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기를 희망한다"며 "법 제정도 필요 없고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