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일베·클리앙·루리웹 등 위법 게시글 '자동 모니터링'그 외 커뮤니티 40곳 사이버지원단 420명 수동 감시네티즌 "선거관여위원회는 유구한 선거 관여 자랑"
  •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상윤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상윤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올 초부터 '지능형 사이버 선거범죄 대응 시스템'을 가동해 국내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 18곳을 집중 감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 420명이 온라인 커뮤니티 감시

    25일 선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선관위는 지난 1월부터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 DC인사이드·일간베스트·네이트판·루리웹·더쿠·뽐뿌·클리앙·인벤·웃긴대학·보배드림·MLB파크·이토랜드·SR클럽·와이고수·인스티즈·82쿡·해외연예갤러리·가생이닷컴 등에 올라온 선거 관련 위법 게시물을 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 이슈가 터질 때마다 언론에서도 종종 언급되는 '오늘의유머' '딴지일보' '에펨코리아'와 같은 커뮤니티들은 자동 모니터링 대상에서 빠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감시 대상 선정 기준을 설명하며 "사이트 전체 게시판이 선정 대상이 아니라 정치 관련 글만 올라오는 게시판을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18곳의 커뮤니티는 일일 접속자와 구독자 수, 포털 노출 정도, 파급효과 등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또 이전 선거에서 법 위반으로 게시글 삭제 조치 건수가 얼마나 많았는지 여부도 선정 기준에 포함됐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40여 곳의 커뮤니티는 사이버 지원단 420명이 수동으로 감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관위가 운용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은 최신 검색엔진, 자동학습, 텍스트마이닝,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됐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허위사실이나 후보자 비방 등의 글을 수집해 분류하고 위법성 여부 판단은 전 임직원이 한다.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커뮤니티에 협조 요청을 통해 게시글 삭제 조치를 요청한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후속조치로 자동 모니터링 대상에 올려 집중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 "선거관여위원회가 관리는 개뿔"

    집중 감시 대상이 된 18곳의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선관위를 "선거관여위원회"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올라온 "존경하는 선관위 모니터링 요원들께"라는 제목의 글은 "존경은 개뿔 선관위가 공정하면 파리가 새죠"라며 선관위를 비판했다. 

    이 글에는 "선거관여위원회는 유구한 선거 관여의 역사를 자랑한다" "선거관여위원회죠. 관리는 개뿔"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반면 한 커뮤니티에서는 욕설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의 비방이 아니라 기사나 뉴스 화면을 캡처해 간접적으로 후보와 선관위를 비판하는 경우도 있었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는 "실시간 모니터링 하시는 선관위 담당자님, 수고 많으십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검증특별위원장이 "공보물 소명서는 허위사실. 선관위는 이 내용을 민주당과 확인하지도, 수정하지도 않았다. 노골적으로 민주당 돕는 것 아니냐"고 한 발언을 인용한 장면이 담겼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선거 공보물에 검사 사칭 전과와 관련해 허위로 소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선관위가 공보물을 허용해 준 것을 비판한 내용이다.

    이 글에는 "명민하고 공명정대하며 정치적 치우침이 없는 선관위의 판단력과 수사력을 믿는다" "저는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관리하시는 위원회의 공명정대 책임과 위상을 존경한다"는 등 비꼬는 식의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