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승부 관측 속… 각 정당, 투표율 올리기에 주력MZ세대, 코로나19 확산, 정권교체 여론, 비호감 대선 등이 투표율 변수오미크론 '더블링' 지속되면 3월 초 하루 확진자 20만 명 이상 나올 수도국힘 "고령층 확진 비율 낮아… 오미크론, 고령층 투표율에 영향 적을 것""투표율이 높으면 여당 유리, 야당 불리 공식, 이번에 깨질 것"
  • ▲ 제20대 대통령선거를 두 달여 앞둔 지난 1월 1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시·군 선관위 공무원들이 사전투표 교육을 받고 있다. ⓒ뉴시스
    ▲ 제20대 대통령선거를 두 달여 앞둔 지난 1월 1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시·군 선관위 공무원들이 사전투표 교육을 받고 있다. ⓒ뉴시스
    지난 15일 본격적으로 시작된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중반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각 후보 측이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미크론'  대확산이 기정사실화함에 따라 투표율이 어느 선거 때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를 다소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기는 했지만,  양당의 후보가 결정된 이후 실시된 지난 4개월간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엎치락 뒤치락'을 거듭해왔다.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대선이 초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때문에 양 진영의 결집으로 어느 때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다른 한편에서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로 의외의 낮은 투표율로 선거를 마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낮으면 보수 정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대체적으로 맞아떨어졌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20~30대의 정치참여율, 코로나19 확산, 정권교체 여론 비율 등이 변수로 작용해 기존 공식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70% 중반이 투표율 '높고 낮음'의 기준점 될 듯

    최근 실시된 네 번의 대선 투표율 추세를 분석하면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득표율은 70% 중반대가 될 전망이다.

    16~19대 대선 투표율은 70% 초반에서 70% 후반대였다. 16대 대선은 70.8%, 18대는 75.8%, 19대는 77.2%였다. 가장 투표율이 낮았던 17대 대선은 63.0%였다.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26.14%,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48.67%를 득표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추세로 보면 이번 대선에서 70% 중반 이상의 투표율이 나오면 윤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형세가 뒤바뀐 사례가 많아 특정 후보가 승세를 굳혔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뉴데일리 의뢰로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15명을 대상으로 대선주자 4자대결을 가상해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서 윤 후보는 47.6%, 이 후보는 39.8%를 얻었다. 하지만 지난 1월9일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38.5%, 윤 후보가 37.7%였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면서 양 진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양측이 진영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역대 선거에서 가장 많은 국민이 투표소를 찾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진영대결' 구도는 '투표 참여' 의향을 묻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뉴데일리 의뢰로 PNR가 지난해 12월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번 대선에 투표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90.2%였고, '가능하면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5.1%였다. '별로 투표할 생각이 없음'은 3.1%, '전혀 투표할 생각이 없음' 0.7%, '잘 모름' 0.9%였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 중 34.1%가 민주당을 지지했고, 35.3%는 국민의힘 지지층이었다. ‘가능하면 투표하겠다’는 응답자 중에서는 21.3%가 민주당을, 28.4%가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투표율 높으면 윤석열 유리, 낮으면 이재명 유리?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측이, 낮으면 보수가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선거론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높으면 보수 정당 후보인 윤 후보가, 낮으면 진보 정당 후보인 이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 유지' 여론보다 '정권 교체' 여론이 꾸준히 높게 나온 까닭이다.

    투표율과 관련,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열망이 큰 것으로 조사돼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기존 공식이 이번에는 깨질 확률이 매우 크다"면서 "80% 투표율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국민의힘 각 지역 선거대책위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지자체장과 지방의회를 장악하고 있다. 그만큼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의미"라며 "투표율이 낮으면 국민의힘이 열세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오미크론' 확산세로 투표율 떨어지나?

    '오미크론' 확산도 투표율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발생하는 하루 국내 확진자는 10만 명에 달한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이후 신규 확진자가 매주 2배가량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신규 확진자가 이달 말 13만∼17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더블링' 추세가 그대로 이어지면 2월 말 또는 3월 초 신규 확진자는 정부 예측치를 넘어 20만 명에 달할 수도 있다. 일주일인 격리기간을 감안하면 선거 당일 격리자가 최대 15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총선거인수(약 4418만 명)의 약 3.4%에 달한다.

    이에 국회가 공직선거법을 개정, 확진자와 밀접접촉자 등이 선거일 당일 별도로 투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효용성이 어느 정도 선이 될지는 미지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확진자 등이 별도 투표시간인 오후 6시부터 7시30분 사이에 투표소를 찾아 투표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격리 대상자 상당수가 투표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오미크론' 확산세가 기저질환을 가진 60~70대 이상 유권자의 투표 포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관계자는 "고령층 확진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확연하게 낮기 때문에 60대 이상 연령층이 투표장을 찾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오히려 정권교체 열망이 높은 20~30대와 고령층의 투표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 20대 확진자 비율은 17.71%인 반면 60대와 70대, 80세 이상의 확진자 비율은 각각 9.12%, 3.7%, 2.27%다.

    MZ세대 투표율도 각 정당의 고민거리

    젊은 유권자를 더 이상 진보 성향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MZ세대의 투표율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도 관심거리다. '집단화'가 도드라지는 이들의 투표 참여율에 따라 당락이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20대와 30대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각각 55.3%와 56.5%를 몰아 주기도 했다. 

    최근 '김혜경 법카' 논란 등을 겪으며 이 후보의 20~30대 지지율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 18~19일 실시된 PNR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는 20대와 30대에게서 각각 37.0%, 33.1%의 지지를 받아 43.9%, 48.1%를 얻는 윤 후보에게 뒤졌다.

    다만 40대와 50대에서는 이 후보가 53.7%, 48.0%의 지지율을 얻어 35.5%, 43.1%를 얻은 윤 후보를 앞질렀다. 두 후보 간 연령별 지지율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면서 세대별 투표율이 대선 판세를 뒤흔들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중도·무당층의 투표 포기가 늘면서 투표율이 저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