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살인 변론' 피소된 李, 답변서 한 달 넘게 제출 안 해 기일 지정 안 잡혀… "재판부, '소송지연술에 조력' 의심 우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조카의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이라고 말해 피해자 측으로부터 피소됐지만, 소송 답변서 제출 시한이 지나도록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무변론 변론기일도 잡지 않고 있어 법원의 정치적 판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재명 후보 자료사진. ⓒ뉴데일리 DB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조카의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이라고 말해 피해자 측으로부터 피소됐지만, 소송 답변서 제출 시한이 지나도록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무변론 변론기일도 잡지 않고 있어 법원의 정치적 판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재명 후보 자료사진. ⓒ뉴데일리 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조카의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이라고 말해 피해자 측으로부터 피소됐지만, 소송 답변서 제출시한이 지나도록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변론기일도 잡지 않아 법원의 정치적 판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14일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회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후보는 '조카 살인사건' 피해자 측의 1억원대 손해배상소송 소장 수령(1월2일) 뒤 현재까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현행법에 근거, 민사 사건의 경우 피고는 소장 송달 이후 30일 내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재판부는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단독28부(부장판사 이종엽)는 그러나 사건 관련 변론기일을 잡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소연 변호사(전 대전시의원)는 지난 3일 재판부에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판 지연에 따른 국민적 우려, 신속한 재판 진행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김 변호사는 과거 이 후보의 '조카 살인사건' 관련 피해자 법률지원단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번에는 소송 당사자는 아니지만, 국민적 관심이 커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의견서에서 "이 후보에게 지난 1월2일 소장 등이 송달됐으나 이 후보는 그로부터 30일이 지난 제출기한인 지난 3일부터 현재까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법원은 다른 사건의 경우와는 달리 답변서 제출기한으로부터 일주일이 경과한 아직까지 무변론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은 유족인 원고가 피고인 이 후보에게 금전 지급을 청구하는 사안으로서 무변론 선고의 예외사유인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이 후보가 피고인 이 사건을 여타 다른 일반 민사소송 진행과 달리 취급, 무변론판결의 선고기일을 조속히 지정하지 않는다면 우리 법원이 이 후보의 소송 지연술에 조력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조카 살인사건' 피해자 측은 지난해 12월9일 이 후보를 상대로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제기 이유로 ▲이 후보가 '심신미약'이라며 조카를 거짓 변론 ▲조카와 그 가족 등이 사과한 적도 없고, 피해배상 및 치료비 지급 등이 없었던 점 ▲이 후보가 계획살인을 '데이트폭력'이라고 표현 및 이에 따른 유족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난댓글 등을 꼽았다.

    법원은 지난해 12월15일 이 후보에게 소장 등을 보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21일 폐문부재(주소지 문이 닫히고 사람이 없음)로 소장 등을 받지 못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일에야 소장 등을 수령했다.

    이 후보는 '조카 살인사건' 1, 2심 변호인이었다. 당시 조카의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이 후보의 조카 김모(44·남성)씨는 2006년 5월8일 자신을 만나주지 않던 A씨(당시 29·여성)와 A씨 모친을 서울 강동구 암사동 소재 A씨 일가 집에서 각각 19회, 18회씩 칼로 찔러 사망케 했다. A씨의 부친은 당시 5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김씨는 2006년 11월24일 1심과 2007년 2월2일 항소심에서 모두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이후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 후보는 2021년 11월24일 '조카 살인사건 변론' 관련 페이스북을 통해 첫 공식 사과 메시지를 내놨다. 그러나 계획된 중범죄를 '데이트폭력'으로 표현, 논란이 일었다. 이 후보는 이틀 뒤인 11월26일 피해자 유족을 향해 "데이트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