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불법 갑질, 공금 횡령… 우연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허정환 "국민은 코로나로 힘겨운 시기인데 도민 혈세 호의호식"'김혜경 악재' 대선 최대 변수 부상…이재명 "제 불찰" 거듭 사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씨.ⓒ정상윤 기자(사진=더불어민주당)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씨.ⓒ정상윤 기자(사진=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황제 갑질' 논란과 관련해 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은 '법카 소고기' '법카 샌드위치' 등을 언급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이 김씨의 직접 지시가 없었다며 연일 선을 긋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믿을 수 없다며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김기현 "김혜경 논란, 매우 계획적이고 고의적"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김씨 논란과 관련해 "정신 나간 사람이 아닌가"라며 "법인카드로, 세금으로 사용한 카드로 카드깡을 했다"고 개탄했다.

    김 원내대표는 "아주 심각한 정도의 사안이다. 매우 계획적이고 고의적이다.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된 일"이라며 "불법 황제 갑질이,고 불법 공금 횡령"이라고 '과잉 의전'이라는 표현은 가당치도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경기도청 7급 주무관이던 A씨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일과의 90% 이상이 김혜경 씨 관련 자질구레한 심부름이었다"고 폭로했다.

    A씨의 폭로에는 △호르몬제 대리처방 △속옷 및 양말 정리 △이재명 후보 부부의 장남 이동호 씨의 퇴원수속 △종합병원 코로나 문진표 대리작성 △경기도청 비서실 법인카드 사적 유용 △공관 행사용 샌드위치 자택 배달 △심부름 모습 드러내자 막말 등 내용이 포함됐다.(관련기사: [단독] 공무원 제보자, 이재명 커피·재떨이 심부름도… "나대지 마" 비서 배씨 소리질렀다)

    특히 이 후보 부부와 오랜 인연인 전 경기도청 사무관 배모 씨가 A씨에게 소고기와 초밥 등 구입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A씨가 개인카드로 먼저 결제한 뒤 나중에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카드깡' 수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배모 씨의 지시로 공관 행사 등 명목으로 대량의 샌드위치를 구입한 뒤 이 후보 자택으로 수시로 배달하는 등의 정황도 추가로 드러나며 단순한 '갑질'을 넘어 '공금횡령'으로 논란이 커졌다.(관련기사: [단독] 김혜경 수십인분씩 '샌드위치깡'… 이재명, 도민 세금으로 아침식사 의혹)

    최민희 방어에 임이자 "배모 씨가 궁예 관심법 하냐"

    민주당은 김혜경 씨의 직접 지시가 없었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특보단장인 최민희 전 의원은 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혜경 님이 조장했다, 사주했다는 근거는 하나도 안 나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도 꼬리 자르기 발언이 나오는 민주당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최민희 전 의원의 쉴드(감싸기)가 너무 지나치다"며 "(김혜경 씨의 수행을 담당한) 배모 씨가 궁예의 관심법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때쯤 소고기가 먹고 싶다, 이때는 초밥 먹고 싶다, 이때는 백김치 먹고 싶다, 이때는 샌드위치 먹고 싶다' 하는 거냐"고 꼬집었다.

    허정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김혜경 씨가 '살림의 여왕'의 진수를 보여준 것은 경기지사 공관의 오찬·만찬 등 행사 때 샌드위치·과일 등 음식을 법인카드로 대량구입하고 이 중 일부를 이재명 후보 자택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이라며 "이렇게 전달된 샌드위치는 이재명 후보의 아침 식사 등으로 제공됐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 상근부대변인은 "사실이라면 후안무치한 '살림의 여왕' 김혜경 씨의 알뜰한 아침식사 해결법으로 국민은 코로나로 힘겨운 시기를 보낼 때 이재명 후보 부부는 도민의 혈세로 공짜 아침식사를 즐기고 '한우' '초밥' 등으로 호의호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도 논평에서 2020년 5월 남양주시장비서실 직원이 업무추진비로 2만5000원짜리 커피 쿠폰 20장을 구입해 보건소 직원 등에게 나눠 줘 경기도 감사팀이 특별감사를 벌인 것을 언급하며 "감사 직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SNS에 '남양주시 비서실 직원이 혈세 업무추진비를 횡령했다'고 글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원 대변인은 "기억에서 희미해진 이 사건을 이재명 후보와 김혜경 씨가 소환했다.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용 수법은 치졸 그 자체다. 법카 소고기, 법카 초밥, 법카 샌드위치 사건"이라며 "이재명 후보는 측근인 경기도 감사관에게 감사를 받는 쇼가 아니라 사법당국의 정식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다 제 불찰" 사과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우리동네 공약' 언박싱데이 행사를 마친 뒤 김혜경 씨 논란과 관련 "다 제 불찰"이라며 "면목이 없다. 제 공관 관리 업무를 한 공무원 중에 피해를 당한 사례가 있다고 하고, 논란이 되는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이어 "제가 좀 더 세밀히 살피고 경계했어야 마땅하나 부족했다"며 "관련 기관의 수사·감사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책임을 충분히 지겠다.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엄정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