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유예' , 靑 반대 이어 내부 이견 나오자… 與, 특위로 속도 조절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제시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방안에 대해 당 차원의 결론을 유보하고 특별위원회 형태의 워킹그룹을 만들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청와대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당내에서도 이견이 나오자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관련 "오늘 의총에서 논의하기 보다는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워킹그룹을 만들어 다양한 의견을 가진 당내 의원들로 구성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워킹그룹이 언제 구성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양도세 중과 유예에 이견이 있는 의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견도 있었고,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 대변인은 "그만큼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고, 다양한 의견을 표출한 의원 중심으로 워킹그룹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관련해 "예민한 문제여서 당과 의견을 미리 조율해야 하는데, 이 후보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이날 의총에서 "이 나라 주인인 국민을 위해 국민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모든 사안에서 우선적으로 국민 입장에서 판단해달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포함해 공시가격 제도 변경, 재산세 재조정 등 여러가지 정부의 핀셋 조정에 대해서도 국민 아픔에 공감하면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발언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주장에 이견을 가진 의원들의 자유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후보는 다음 일정 시간 때문에 자유발언 시간에 자리를 비워 이들의 의견을 듣지 못했다.

정부·청와대, '양도세 중과 유예' 반대 

앞서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주장에 재차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사안은 시장안정, 정책 일관, 형평 문제 등을 감안해 세제 변경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도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현 정부 임기 내에선 이 후보가 주장하는 중과 유예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전날 "정부 정책에 신뢰가 떨어져서 동의하기 어렵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