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중순부터 구로구 사무실로 이전… 건물 관계자 "상주 직원 없었다"정영학 아이디에셋, 2015년 4월 설립… 남욱의 엔에스제이피엠, 올해 1월 세워져"대장동 전부터 사람 출입 없었다면 페이퍼 컴퍼니 의심… 최소 요건만 갖춘 것"
  • ▲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 ⓒ정상윤 기자
    ▲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 ⓒ정상윤 기자
    천화동인5호 실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의 동생이 공동대표로 있는 '아이디에셋'과 천화동인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설립한 '엔에스제이피엠'이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업체는 서울 구로구 소재 한 빌딩 사무실을 쓰는데, 같은 층에 있던 관계자들은 해당 사무실에 수개월간 사람의 출입이 없었다고 전했다.

    14일 뉴데일리가 찾은 아이디에셋·엔에스제이피엠 사무실은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의 모습이었다. 인적이 드나든 흔적은 찾기 어려웠고, 사무실의 문은 잠긴 상태였으며, 불도 꺼져 있었다. 사무실 출입문 손잡이에 끼워진 광고 전단지가 최근 사람 출입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최소 2주간 사람 왕래 없어

    또 사무실 문에는 지난 1일 오전 9시32분에 방문했다는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붙어 있었다. 최소 2주일간 사람의 왕래가 없었던 셈이다. 

    구로구 한 빌딩에 위치한 이 사무실은 공유 오피스다. 약 5평(16.5㎡) 정도의 크기인데, 아이디에셋이나 엔에스제이피엠이 입주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간판이나 안내 스티커는 없었다.

    두 업체와 같은 층을 공유하는 사무실 관계자는 "그 사무실은 수개월째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며 "뉴스에 나오기 전부터 상주하는 직원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아이디에셋이 입주한) 저쪽은 공유 오피스로 사용되는 곳인데, 지금은 2개 정도의 업체가 든 것으로 안다"며 "방금 말씀하신 그 회사가 있는 줄도 몰랐다. 그 회사는 회사 이름을 알리는 문패 같은 것도 안 붙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 14일 찾아간 아이디에셋·엔에스제이피엠 사무실. ⓒ박찬제 기자
    ▲ 14일 찾아간 아이디에셋·엔에스제이피엠 사무실. ⓒ박찬제 기자
    아이디에셋, 지난 9월 구로구 사무실로 등기 이전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아이디에셋은 자본금 1000만원으로 2015년 4월1일 세워졌다. 공동대표에 정영학 회계사의 여동생 정모 씨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월까지는 서울 서초구에 사무실을 뒀으나, 9월1일 현재의 위치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아이디에셋은 또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건물을 토지 포함 54억원에 매입했는데, 이 건물에는 현재 남 변호사가 실소유한 천화동인4호(엔에스제이홀딩스)와 엔에스제이에셋이 입주했다. 엔에스제이에셋 역시 남 변호사 소유 회사다. 이들 회사 역시 수개월째 사람의 출입이 뜸한 상태다.

    아이디에셋과 사무실을 공유하는 엔에스제이피엠은 지난 1월26일 세워졌다. 설립 당시에는 서울 송파구에 사무실을 뒀으나, 아이디에셋보다 약 5개월 앞선 지난 4월13일 현재의 사무실로 등기를 이전했다.

    대장동 개발로 막대한 이익 챙긴 남욱·정영학… 사무실 임대료는 월 50만원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아이디에셋 등이 입주한) 그 빌딩의 공유 오피스 월 임대료는 30만~50만원 수준"이라며 "2~3평대 공유 오피스는 월 30만원 정도 임대료가 나가고, 5평대 사무실은 50만원 정도면 임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에 8721만원을 투자해 1007억원가량의 배당금을 챙겼다. 정 회계사 역시 5581만원을 투자해 644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서울 서초구의 한 변호사는 "정황상 아이디에셋을 비롯한 엔에스제이피엠·엔에스제이에셋 등은 법적으로 기업체라는 요건을 최소한으로만 갖춘 '페이퍼컴퍼니'의 일종으로 보인다"며 "대장동 이슈가 발생하기 전부터 사람 출입이 없었다는 것이 의심을 일으키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2015년께 가장 먼저 세워지고 청담동의 건물을 매입해 남 변호사의 다른 법인이 사용할 사무실을 내준 아이디에셋이 1차 페이퍼컴퍼니로 보인다"며 "청담동 건물에 입주한 다른 법인 역시 남 변호사가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설립한 2차, 3차적 페이퍼컴퍼니가 아닐까"라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