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KBS·MBC·연합뉴스 등 5대 공영방송사 모니터링"與 띄우고, 野 깎아내리고"… 12월 첫째 주, 편파·왜곡 방송 사례 64건 적발
  • ▲ 지난 3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MBC 뉴스데스크
    ▲ 지난 3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MBC 뉴스데스크
    공영방송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대학생들이 연합한 '20대 대통령 선거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이하 국민감시단)'이 12월 첫째 주 5대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YTN·TBS) 주요 뉴스·시사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한 결과, 여권 편향적인 편파·왜곡 방송 사례가 총 64건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민감시단이 배포한 '12월 1주차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11월 29일~12월 4일) 5대 공영방송사를 대표하는 TV·라디오 뉴스·시사프로그램에서 ▲편향성 혹은 편파 진행 19건 ▲술어·용어 편향 3건 ▲이슈 편향 5건 ▲쟁점(프레임) 왜곡 8건 ▲무비판적 정권 시각 1건 ▲주관적 편견/자의적 해석 19건 ▲비중불균형 12건 ▲편향적 출연자 섭외 1건 ▲문제 축소 3건 ▲편향적 시청자 의견 인용 2건 ▲진행자 자질 의심 1건 등 총 64건의 불공정 방송 사례가 관찰됐다.

    국민감시단이 모니터링한 프로그램은 ▲MBC 뉴스데스크 ▲KBS 뉴스9 ▲주진우 라이브 ▲한밤의 시사토크 - 더 라이브 ▲김어준의 뉴스공장 ▲홍사훈의 경제쇼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김종배의 시선집중 ▲최경영의 이슈오도독 ▲최경영의 최강시사 ▲뉴스투나잇 등 총 11개다.

    지난달 30일 공식 출범한 국민감시단에는 ▲KBS직원연대 ▲MBC노동조합 ▲공정방송을걱정하는시민의모임 ▲신전대협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 ▲환경문화시민연대 ▲환경과복지를생각하는시민의모임 ▲환경과사람들공정보도감시단 ▲도농상생환경운동본부 ▲21녹색환경네트워크 ▲아리수환경문화연대 ▲좋은학교운동연합 ▲자유교육연합 ▲행·의정감시네트워크 ▲민주사회시민단체연합 ▲민주주의이념연구회 ▲자유기업원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사)선진복지사회연구회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전국NGO연대 등 총 21개 단체가 참여했다.

    "'의혹투성이' 조동연 논란 보도하며 민주당 입장만 전해"


    보고서에 따르면 'MBC 뉴스데스크'는 11월 29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잠적한 사안을 톱기사로 올린 뒤 관련 리포트를 2건 보도했다. 이 리포트에서 'MBC 뉴스데스크'는 "민망한 일이죠" "파리떼들에 포위돼 있다" "문고리 3인방" "이러다 공멸"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반복해 사용하며 야당에 불리한 이슈를 부각했다.

    또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에 대해서는 "능력이나 행보를 놓고 논란이 불거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는 식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조동연 여당 (전)선대위원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보도만 했다.

    이어 'MBC 뉴스데스크'는 12월 3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동정을 전하면서 이 후보의 공약과, 당내 경쟁자였던 정세균 전 총리와의 화합을 강조한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소식은 당 대표와의 갈등만 강조해 편향성을 드러냈다.

    특히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만찬 회동을 보도한 뉴스데스크 앵커는 "어렵게 회동이 성사되긴 했지만… 갈등의 골이 생각보다 깊어진 것 같다"고 자의적인 해석을 내려, 만찬 회동의 '실제 결과'와는 반대되는 전망을 내놨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12월 1일 방송에서 국민의힘 내부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진행자가 야당 게스트로 초대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말을 수시로 끊고, 자신의 주장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테면 "(이준석 대표)본인이 공간이 없다. 투명인간 취급 받고…, 그런 것 아니겠어요? 당 대표 대우를 제대로 안 해 준 것 아닙니까? 그냥 딱 잘라 말해서" 같은 식으로 수차례 단정적인 해석을 내렸다.

    'KBS 뉴스9'는 11월 28일 이 후보 동정을 전하면서 "이 후보가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이 아니라 회초리라며 사과하고 거듭 변화를 강조했다"고 긍정적인 프레임으로 보도한 반면, 윤 후보의 경우 청년위원회 출범 소식을 전하면서 '지지 취약층인 청년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이라며 부정적인 프레임으로 보도했다.

    'KBS 뉴스9'는 11월 30일에도 윤 후보의 동정을 전하면서 정책 관련 사항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당 대표와의 충돌 표면화' 등 갈등 상황만 부각했다. 갈등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것이 아닌, 갈등의 강도를 증폭시켜 해석했다는 게 국민감시단의 분석이다.

    KBS1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는 11월 30일 방송에서 국민의힘 소식을 전할 때 "당내 갈등 상황이 점입가경"이라며 이준석 대표 패싱 논란, 오늘은 더 커졌다. 빵 터졌다"라고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웠다. 반면 민주당에 대해서는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고만 전했다.

    같은 날 '주진우 라이브'는 국민의힘 대변인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입증되지 않은 정파적 공격이나 편견 등을 집중적으로 인용해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조장했다. 이를테면 '장순실', '윤핵관' 등 정파적 편견이 들어가 있는 용어들을 인용하는 한편, 편향적인 시청자 의견을 소개하며 대선후보를 비하하는 견해를 전달했다.

    "MBC 라디오, '이준석 식물대표 될 것' 빈정… 이러고도 공영방송?"


    국민감시단은 "지난 주 주요 이슈로 떠올랐던 민주당의 조동연 교수 영입 관련 논란과 관련해 공영방송사들은 조 교수가 남편을 속인 문제나 경력에 대해 제기되는 의문 등은 다루지 않고, 가짜뉴스니, 고발하겠다느니 하는 민주당의 입장만 전하기 바빴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연합뉴스는 조 교수를 소개할 때 '흠잡을 데 없는 이력과 상징성' 등으로 조 교수를 미화하는 데 앞장섰다"고 비판한 국민감시단은 "국민의힘 선대위 구성 관련 이슈를 전한 공영방송사들의 보도 역시 여권 편향적이었다"고 꼬집었다.

    국민감시단은 "특히 KBS는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한 마디 한 마디를 중계하듯 전하면서 온갖 자의적 해석과 편견을 섞어 넣었다"며 "KBS가 불난집에 부채질 하는 듯 중계방송을 했다"고 쏘아붙였다.

    또 "'주진우 라이브', 'MBC 뉴스데스크', '김종배의 시선 집중', '연합뉴스', 'YTN', 김어준의 뉴스 공장' 모두 국민의힘 선대위 갈등을 주요 주제로 다루면서 마치 정치적으로 엄청난 문제가 발생했고,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국민감시단은 "결론적으로 여당에 불리한 이슈는 본질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다루지 않으면서 여당의 입장만 전하고, 야당에 관한 이슈는 구체적인 정보가 없는데도 확인되지 않는 의혹을 다루는 보도가 이어졌다"며 대표적인 예로 여야 대통령 후보 부인에 대한 사안을 여권 편향적으로 보도한 방송사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최철호 국민감시단 운영위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같은 경우, 진행자가 '이준석 대표가 당에 복귀해 봤자 전에처럼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끼칠 수 없고 식물대표로 활동할 것'이라고 확정적으로 말하는 등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공영방송사들의 편향성과 불공정 정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러고도 이들 방송사가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