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회복' 이재명 부인 김혜경, 활동 재개… '혜경궁 김씨' 막말 트윗 재조명혜경궁 김씨, 트위터로 5년간 문재인, 남경필, 전해철 음해… 이재명은 옹호경찰 "마지막 접속지가 김혜경 씨 자택"… "혜경궁 김씨= 김혜경" 기소 의견 송치검찰 "트위터 본사서 '@08_hkkim' 로그 기록 못 받아"… '증거 불충분' 불기소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오른쪽)와 배우자 김혜경씨.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오른쪽)와 배우자 김혜경씨.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다스베이더' 논란 이후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가운데,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혜경궁 김씨' 사건이 다시 회자한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수년간 트위터를 통해 이 후보의 경쟁 상대 정치인에게 막말을 해온 아이디의 주인이 김혜경 씨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던 사건이다.

    2018년 4월 지방선거 당시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08_hkkim'(닉네임 '정의를 위하여')라는 트위터 아이디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글들을, 2013년부터 5년여간 게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아이디의 주인이 김씨라고 여긴 네티즌들은 혜경궁 홍씨에 빚대 '혜경궁 김씨'라는 별명을 붙이고 이 후보 측과 김씨의 해명을 요구했다. 

    "전라디언" "남경필, 인간으로 안 봐" "문재인 검증하자"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

    아이디 '@08_hkkim'이 수년에 걸쳐 작성한 글은 지역비하 발언과, 이 후보와 경쟁자 위치에 있던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문재인 대통령, 전해철 장관 등에 관한 것들이다.

    "저기 부탁인데, 전라디언들은 한국인 행세 말아 줘요. 일일이 설명해야 알아먹어요? 니네들은 전국 왕따예요."(2014년 1월18일) 

    "남경필 장남이 군대서 성폭행하고도 빠져나가는 거 보면... 에잉~ 우리 아들이 후임에게 ***했음 어떻게 되었을지요? 그후로 남경필! 인간으로 안 봅니다!"(2015년 4월 13일) 

    "문빠들의 **에 이재명이 살아남을지 내기하면 재밌겠네요. 이재명 걸레 만들어 당에서 내쫓는다에 오배건."(2016년 12월12일)

    "문재인 너무 하네. 문빠들 이재명에게 종북 척결하자고 들러붙네. 우낀다. 정말! ㅋㅋㅋ 코메디야, 코메디."(2016년 12월15일)

    "최순실 욕하지 마세요! 이재명은 쌍욕 해서라도 친형 특혜 막은 사람입니다. 당신들이 녹음 많이도 뿌려서 온 국민이 알아요. 이제 문재인 검증합시다. 설마 이것두 어버버 할라나?"(2016년 12월18일)

    "문 후보 대통령되면 꼬옥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 꼭 보자구요. 대통령병 걸린 넘보단 나으니까. ㅎ"(2016년 12월31일)

    "털보가 그랬다. 이재명도 잘할 수 있는데 왜 전해철이 나오느냐고!"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은 어떻구요?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됐는데. 이래놓고 경선 떨어지면 태연하게 여의도로 갈 거면서."(2018년 4월3일)

    이재명-김혜경 고발돼... 경찰, 수사 진행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와 함께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에 참여해 경쟁하던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 측이 2018년 4월, 이 후보와 김씨를 경기도선관위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또 이정렬 변호사를 비롯한 시민 1432명도 같은 해 6월 추가로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후 2018년 10월, 전 장관은 고발을 취하했지만 경찰 수사는 계속 진행됐다. 

    2018년 11월,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이디 '@08_hkkim'의 소유자가 이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 씨 맞다고 특정했다. ▲'혜경궁 김씨'와 김혜경 씨가 안드로이드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같은 시기(2016년 7월)·같은 회사 제품(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교체한 점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는 것이다. 

    또 ▲이 계정과 김씨의 카카오스토리, 이 지사의 트위터에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게시물이 올라온 점 ▲'혜경궁 김씨' 트위터 등록 g메일 아이디와 같은 포털 다음의 아이디의 탈퇴 직전 마지막 접속지가 김혜경 씨 자택인 점 등도 드러났다. 경찰은 2018년 11월19일 김혜경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는 '기소 중지' 상태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2018년 12월11일 김혜경 씨의 불기소를 결정했다. 혐의 자체는 인정되지만 혜경궁 김씨 계정주를 특정할 수 없다면서 증거 불충분에 따른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린 것이다. 핵심 증거인 미국 트위터 본사로부터 '@08_hkkim' 계정의 로그 기록 정보를 넘겨받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검찰은 당시 "김혜경 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주임을 드러내는 정황이 다수 확보됐지만, 반대로 계정주가 아님을 나타내는 정황도 다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성명불상의 '혜경궁 김씨 계정주'에는 기소중지 처분을 내리면서 재수사 여지는 남겨놨다. 기소중지는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를 특정할 수 없는 등의 문제로 기소가 불가능할 경우 한시적으로 수사를 중단하는 처분이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경찰은 즉각 성명을 내고 "검찰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수사를 진행했다"며 "30여 회에 걸쳐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등 진실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9일 새벽 낙상 사고 이후 외부 활동을 일시 중단했다. 그 과정에서 15일 한 매체가 김씨의 첫 외출 모습을 포착했다고 보도했고, 검은색 모자·선글라스·마스크·망토 등으로 온몸을 가려 누구인지 전혀 알아볼 수 없는 여성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 모습이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베이더'와 흡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측은 문제가 된 사람은 김씨의 수행원이라고 반박했고, 해당 매체도 결국 정정보도를 했다. 

    김씨는 18일 이 후보와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리는 야구장을 함께 찾으며 일정을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