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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들 “한미, 주적 아니라는 김정은 발언 큰 의미 없어”

“무기 전시회 ‘자위 2021’ 때 김정은 발언, 전체 문맥에 따라 평가해야… 신무기 개발 정당화”
“북한, 비핵화 대화를 군축협상으로 끌고 가려는 듯…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게 목표인 듯”

입력 2021-10-13 15:09 | 수정 2021-10-13 18:53

▲ 북한 무기전시회 '자위 2021'에 참석한 김정은. 그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미국은 주적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그의 뒤로는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ICBM) '화성-16형'과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이 놓여 있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지난 12일 평양에서 연 무기 전시회 ‘자위 2021’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미국은 주적이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두고 미국 안보전문가들은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향후 미국과 대화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군축협상’으로 이끌고 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왔다.

전직 주한 미국 부대사 “김정은 연설, 신형 무기 필요성 합리화 하려는 의도”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3일, 김정은의 ‘자위 2021’ 기조연설에 따른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소장,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조정관,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담당 국장, 로버트 매닝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의 견해를 전했다.

주한 미국 부대사를 지낸 마크 토콜라 KEI 부소장은 “김정은이 연설에서 ‘북한의 주적은 한국과 미국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토콜라 부소장은 “김정은의 발언은 연설의 전체 문맥을 통해 이해해야 한다”며 “해당 발언은 북한의 무기 현대화가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의 발언은 한국의 신형 첨단무기에 북한이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려 한 것이며 “한국과 미국이 주적이 아니라 전쟁이 문제”라고 한 부분 또한 신형 무기를 내놓으면서 이를 합리화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이 토콜라 부소장의 분석이다.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조정관 “미북관계에 의미 있을지는 의문”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담당조정관은 “김정은의 이번 발언은 예전에 비해 미국에 조금 부드러운 태도”라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의미를 갖는지는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미북 대화를 향한 아주 작은 진전일 수도 있지만, 김정은이 대화 전제조건으로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할 경우 바이든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큰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이번 발언 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 세이모어 전 조정관의 지적이다.

앤서리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담당 국장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다른 신형 탄도미사일을 전시해 놓고서 한 발언을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어조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루지에로 전 국장은 “김정은의 발언은 (미국과의) 대화의 기본 원칙(ground rules)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핵무기가 북한의 억지력을 보장한다는 것을 (미북 대화의) 시작점으로 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 “향후 미국과 대화, 군축협상으로 끌고 가려는 듯”

로버트 매닝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은 김정은의 발언이 향후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를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협상’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매닝 전 선임자문관은 “김정은이 대내적으로는 군사력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위협적 메시지를 내보냈지만 분위기가 과거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공이 북한 쪽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하겠지만, 김정은은 북한 측 조건에 맞춘 대화를 하려고 미국에 양보하라고 압박하는 중”이라고 매닝 전 선임자문관은 풀이했다.

김정은이 “주적은 한국과 미국이 아니라 전쟁 그 자체”라고 말한 것 또한 북한이 신형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다른 나라와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매닝 전 선임자문관은 분석했다. 

매닝 전 선임자문관은 “북한은 향후 미국과 대화를 군축협상으로 만들려는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는 이스라엘이나 파키스탄 같은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정상국가 대우를 받는 것이 북한의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전 동아태수석부차관보 “전술 따라 표현 바뀌어… 제재 해제라는 북한 목표는 불변”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 정권의 어조는 전략적·전술적 목표에 따라 끊임없이 바뀐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의 핵심 목표가 제재 해제인 것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김정은 스스로 인정했듯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자 다급해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정은의 발언은) 북한은 미국이 무언가를 먼저 해주지 않으면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상기시키려는 전술적 움직임을 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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