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 뿌리 둔 'M사', 유원홀딩스와 중국산 비료 판매 동업M사 대표 역임한 조모 씨, 지난달 이재명 지지 기자회견 참석조씨 아들, 최근 미디어오늘에 '유동규 단독인터뷰' 올려 눈길
  • ▲ 비료 수입·판매업체인 '풀과나무'와 사실상 한 회사로 추정되는 'M사'의 전신이 MBC 계열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M사 홈페이지 화면 캡처.
    ▲ 비료 수입·판매업체인 '풀과나무'와 사실상 한 회사로 추정되는 'M사'의 전신이 MBC 계열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M사 홈페이지 화면 캡처.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의 아내(정OO 전 기자)에 이어 또 다른 MBC 출신 언론인이 대장동 개발사업에 연루됐을 일말의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설립한 '유원홀딩스(전 유원오가닉)'가 친(親)이재명 성향의 '인터넷매체 운영사'와 동업 관계인 정황이 드러났다. 비료 수입·판매업체인 유원홀딩스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나온 배당금을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이용된 것으로 의심을 받는 회사.

    이와 관련, 중앙일보는 유원홀딩스와 동업 관계인 업체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라며 향후 검찰 수사가 이들 회사 간의 자금 흐름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풀과나무 대표 김모 씨, 유원홀딩스 사내이사 겸직

    유원홀딩스와 동업 관계인 것으로 추정되는 업체는 주식회사 '풀과나무'다. 2016년 8월 설립 당시 법인명은 'M에어'였으나 올해 초 풀과나무로 변경했다. 2017년 11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지난해 2월 사장으로 취임한 김OO 씨가 현재까지 풀과나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김OO 씨가 올해 초까지 유원홀딩스의 사내이사를 겸임했다는 사실이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월 20일 유원홀딩스 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나온다.

    김씨와 같은 날 유원홀딩스에서 나온 인물은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정민용 변호사였다.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인 정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설립된 유원홀딩스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다 올해 1월 20일 퇴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원홀딩스는 지난해 말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퇴사한 정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유원홀딩스와 풀과나무, '사업 목적' 90% 유사

    풀과나무는 '천연 다시마 비료'를 수입·판매하는 소규모 회사다. 다시마 비료는 중국 '세대해양 바이오과학기술주식유한회사'가 생산하는 친환경 비료로 알려졌다.

    그런데 풀과나무의 법인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사업 목적'에 비료 사업 외에도 무려 53개 업종이 기록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항공기취급업부터 부동산개발업까지 별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업종들이 사업 목적으로 등재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유원홀딩스의 사업 목적이 풀과나무와 엇비슷하다는 점이다. 대표 업종인 비료 수입·판매업을 비롯해 국내외항공운송업, 리무진버스사업, 부동산개발업, 영화·드라마 수입·제작·배급·판매업 등 풀과나무와 일치하는 사업 목적이 50개에 달했다.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파일 중 '13번 녹취록'에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수원시 소재 한 노래방에서 정 회계사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 당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던 유동규 전 본부장이 대화하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 이들은 정 회계사와 김씨가 실소유한 지분 배당금을 어떻게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할지 등을 논의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유 전 본부장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면 김씨 등이 회사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 전 본부장이 배당금을 투자 형식으로 우회해서 받기 위해 정민용 변호사와 함께 유원홀딩스를 설립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원홀딩스의 회사 설립일이 지난해 11월 10일이라는 점도 이 같은 의혹을 가중시키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수익을 유원홀딩스를 통해 얻기 위해 '사업 목적'이 유사한 풀과나무를 이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親이재명 언론사 M사와 풀과나무는 '한몸'… 유동규에 표창도

    미심쩍은 부분은 또 있다. 비료 수입·판매업체인 풀과나무가 언론매체인 M사와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두 회사 모두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에 위치한 한 건물의 5층을 사용하고 있다.

    조OO 씨가 두 회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김OO 씨가 두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같은 회사로 추정된다. 김씨는 유원홀딩스에서 올해 초까지 사내이사를 역임했던 인물이다.

    '민심, 이재명으로 돌아서나?' '코로나 정국에 기본소득 전국화 불 지핀 이재명' 등 다수 기사를 통해 친(親)이재명 성향을 보여온 M사는 2017년엔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2017년 혁신기업인 상'을 주최하며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공공부문 상을 안기기도 했다.

    당시 M사는 "유동규 기획본부장이 탁원한 리더십과 전문성으로 '공기업의 한계를 넘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조직혁신을 이뤄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유동규 기획본부장은 전국 최초로 전직원 직급체계를 통합하고 348명을 정규직 전환했으며 공사·공단 통합 이후에는 조직 경영평가 '가'등급을 획득했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M사는 '혁신기업인 상'과 함께 매년 '우수 국회의원 의정대상'도 시상하고 있는데, 그동안 이 상을 수상한 정치인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허영 의원, 국민의힘 김선동·이종배·김은혜 의원, 윤영일 전 국민의당 의원 등이 있다.

    M사는 2008년 MBC가 창간한 경제월간지의 후신이다. 2014년 M사로 제호를 변경하면서 독자적인 언론매체를 선언했고, 2017년 네이버 뉴스스탠드에 진입했다.

    84년부터 MBC 기자로 활동한 중견 언론인… 지난달 '이재명 지지' 선언

    2011년부터 M사 경영에 참여해온 조OO 씨는 1984년 MBC에 입사해 1998년까지 방송 기자로 활동한 베테랑 언론인이다. 지난달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친(親)이재명파'로 분류된다.

    2011년 M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조씨는 2019년 대표직을 사임한 이후 현재까지 M사에서 주필로 활동 중이다.

    2019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콘텐츠진흥원 산하 경기영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2017년부터 중국 산둥성 위해 영성시 인민정부 경제고문도 맡고 있다. 산둥성 영성시는 풀과나무에 다시마 비료를 공급하는 '세대해양'이 있는 곳이다.

    조씨는 유원홀딩스와 풀과나무가 동업 관계인지를 묻는 중앙일보 취재진의 질문에 "그때 당시 유원오가닉 측이 (다시마 비료) 사업이 너무 좋으니 같이 하고 싶어 했다"며 "사업은 우리 쪽에서 하고 같이 업무를 진행하는 관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동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우리는 정 사장(정민용 변호사)과 사업을 같이 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조씨 아들, 미디어오늘에 '유동규 해명성 인터뷰' 올려


    한편, '대를 이어' 기자로 활동 중인 조씨의 아들(A씨)이 최근 미디어오늘에 유 전 본부장의 해명성 인터뷰를 실은 사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A씨는 6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버지가 유씨와 어울려 다닌 기억이 있어 제가 '유씨와 연결을 해 줄 수 있느냐'고 졸라서 인터뷰가 진행된 것"이라며 유씨 쪽에서 먼저 자신들을 변호해달라고 했던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반면 조씨는 "유씨 인터뷰는 아들이 알아서 했다"며 유씨와 연락하거나 친한 사이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