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상스 서거 100주년, 국립오페라단 '삼손과 데릴라' 공연

국립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형식)이 프랑스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1835~1921)의 서거 100주년을 맞아 '삼손과 데릴라'를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는 기원전 1500년 전인 구약성서 사사기에 등장하는 유명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괴력을 가진 이스라엘의 영웅 삼손과 그를 유혹한 후 힘을 빼앗는 팔레스타인 여인 데릴라의 이야기를 담는다.

국립오페라단은 1980년 초연 이래 약 40년 만에 무대에 올린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에 이어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라인업에 합류해 10월 29~30일 양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관객을 만난다.

'동물의 사육제'로 유명한 생상스의 그랜드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는 이국적인 색채와 관능적인 선율이 작품 전반에 풍부하게 넘쳐 흐르는 프랑스 낭만음악의 대표작이다. 작곡 초기에 오라토리오로 만들어졌으나 리스트의 격려 속에 여러 차례 다듬어지며 생상스 생애 최고 역작으로 재탄생했다. 

극 중 삼손을 유혹하는 데릴라의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는 넓은 음역대와 섬세한 표현력이 요구되는 서정적인 아리아로 메조 소프라노들이 애창하는 레퍼토리로 유명하다. 3막에 등장하는 웅대하고 화려한 발레장면 '바카날'은 1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삼손과 데릴라'는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노이오페라합창단을 이끈다. 연출은 2014년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에서 아름다운 무대와 세련된 연출을 보여줬던 아흐노 베흐나흐가 맡는다.

베흐나흐는 원작과 달리 팔레스타인의 가자가 아닌 독일의 유대인 회당에서 벌어지는 '크리스탈 나흐트(Kristall Nacht/수정의 밤)' 사건을 배경으로 설정해 현대적 감각의 색채를 더할 예정이다. 작품 마지막 장면 속 성전은 나치의 향락적이며 음탕한 유흥이 펼쳐지는 연회장으로 변질된 유대인 회당으로 치환된다.

유대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레지스탕스인 '삼손' 역은 테너 크리스티안 베네딕트와 국윤종, 치명적인 매력의 스파이 '데릴라' 역은 메조 소프라노 이아경·김정미, 삼손을 핍박하는 나치의 우두머리 다곤의 '대사제'는 바리톤 사무엘 윤·이승왕이 분한다. 

10월 9일 오후 3시 공연은 크노마이오페라를 통해 유료로 온라인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