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열병식 등장했으나 연설은 다른 사람이…北정규군 없이 노농적위대·사회안전성만 참가
  • ▲ 북한이 공개한 9일 새벽 심야열병식 모습. 앞쪽은 사회안전성(경찰) 병력, 뒤쪽은 노농적위대(예비군) 병력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공개한 9일 새벽 심야열병식 모습. 앞쪽은 사회안전성(경찰) 병력, 뒤쪽은 노농적위대(예비군) 병력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9일 새벽에 연 정권수립 기념열병식에는 신형무기나 전략무기가 등장하지 않았다 북한군도 참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열병식은 참관했지만 연설은 다른 사람을 시켰다.

    북한 관영매체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 김일성 광장서 열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9일 오전 늦게야 열병식 관련 보도를 내놨다. 통신은 “공화국 창건 73주년을 경축하는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성대히 거행됐다”면서 “9일 오전 0시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김정은이 열병식이 열리는 광장 주석단에 나왔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연설은 김정은 대신 리일환 노동당 비서가 했다. 김정은이 식장에 등장하자 조선소년단이 꽃다발을 증정했고, 이어 국기 게양식, 예포 발사 등이 있었다. 이어 군악대는 연주와 함께 ‘9·9’ ‘이민위천’ 등의 글귀와 노동당 마크를 형상화하는 행진을 벌였고, 광장 상공에서는 전투기들의 비행과 공수부대의 강하 등 행사가 이어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열병식은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가 사열했다. 노농적위대는 각 도당 비서가 인솔했다. 열병식 주력은 한국의 예비군에 해당하는 노농적위대, 경찰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성 부대였다. 노농적위군은 오토바이와 소형 다련장 등을 메단 트랙터를, 사회안전성 부대는 122밀리미터 구경 다련장, 불새 대전차 미사일(러시아제 9K111 파곳의 개량형) 등을 끌고 나왔다. 통신은 “학생군사조직인 붉은청년근위대와 코로나 방역을 맡은 비상방역종대, 보건성 종대도 열병식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북한 정규군 불참…SLBM·ICBM 등 전략무기 전혀 없는 열병식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9일 0시부터 1시 정도까지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이 열린 것 같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하늘에서 비행기 소리가 들렸고, 광장에서는 축포를 쏘는 소리가 들렸다”며 열병식에 북한군이 참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 매체는 “평양 김일성 광장 주변에는 8일 저녁부터 차량통행이 통제되는 등 행사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있다”는 다른 소식통의 이야기도 전했다.

    합동참모본부 또한 9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심야열병식을 열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현재 면밀히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 관영매체가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열병식에는 신형무기는커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도 등장하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에는 정규군이 아예 빠졌다. 사진에도 사회안전군과 노농적위대 병력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