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대변인, 6일 SBS와 인터뷰서 “탈레반과 북한, 아무 관계없다” 거듭 강조“한국 재건 참여 희망, 대사관도 열어 달라… 2007년 폭탄테러, 샘물교회 납치는 지난 일”북한 소식통 “북한, 탈레반에 무기 수출 경험 있어”… 탈레반 거짓말, 이슬람 교리 ‘타끼야’
  • ▲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 그는 지난 6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 그는 지난 6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군무기를 북한에 절대 팔지 않겠다"고 호언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탈레반 대변인이 지난 6일 SBS와 인터뷰에서 “미군 무기를 북한에는 절대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프간 재건에 한국의 참여와 대사관 재개를 요청했다. 

    국내 언론은 탈레반 대변인의 주장은 전하면서도 그 내용의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탈레반 대변인 “미군 무기는 우리가 쓸 것들… 북한에 판매 안 한다”

    SBS는 지난 6일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과 인터뷰를 보도했다. SBS는 “샤힌 대변인이 카타르 도하에서 인터뷰에 응했다”며 “그는 2000년대 초 탈레반정부에서 파키스탄 주재 아프간 부대사를 지냈으며, 지난해 9월 탈레반과 미국 간 평화협정에도 배석했다”고 설명했다.

    샤힌 대변인은 인터뷰에서 “우리가 노획한 미군 무기는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 필요한 무기”라며 “우리는 (북한에) 절대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과 어떠한 관계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재건 경험이 많은 한국이 (아프간 재건에) 도움을 준다면 환영하고 감사할 것”이라고 언급한 샤힌 대변인은 “안전을 보장할 테니 한국대사관을 다시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행을 원하는 아프간인이 적법한 서류를 갖고 있으면 출국을 보장하겠다”는 말도 했다. 

    샤힌 대변인은 그러면서 “아프간 중앙은행 자산이 (미국에 의해) 동결된 상태여서 전 국민의 70%가 빈곤층으로 지내고 있다”며 사실상 ‘한국의 지원’을 바란다는 뜻도 내비쳤다.

    반면 “2007년의 바그람기지 폭탄테러(당시 고 윤장호 하사 전사)와 샘물교회 선교단 납치사건을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샤힌 대변인은 “아프간은 당시 점령당한 상태였고 한국도 점령군의 일원이었다”며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낫다”고 얼버무렸다.

    북한-탈레반 커넥션… “북한, 과거 중개상 통해 탈레반에 무기 판매”

    탈레반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증거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위성방송 알아라비야와 러시아 공영 스푸트니크통신은 지난 1일과 3일 "탈레반이 노획한 미군 무기가 이란 테헤란 부근에 대량으로 쌓여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스푸트니크통신은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은 미군 무기를 시가의 4분의 1 가격만 주고 탈레반으로부터 사왔다"고 전했다. "미군 무기는 우리(탈레반)가 쓰는 것"이라는 탈레반의 말은 거짓말이라는 뜻이다.
  • ▲ 2017년 유엔 소말리아-에리트리아 감시그룹 보고서에서 드러난, 북한의 테러조직 무기밀수출 사례. 북한은 알카에다와 ISIS를 추종했던 테러조직 알샤바브에 73식 기관총을 대량 밀수출했다. 북한이 탈레반에 무기를 판매할 때는 중개상을 이용한 탓에 거래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유엔 보고서 캡쳐.
    ▲ 2017년 유엔 소말리아-에리트리아 감시그룹 보고서에서 드러난, 북한의 테러조직 무기밀수출 사례. 북한은 알카에다와 ISIS를 추종했던 테러조직 알샤바브에 73식 기관총을 대량 밀수출했다. 북한이 탈레반에 무기를 판매할 때는 중개상을 이용한 탓에 거래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유엔 보고서 캡쳐.
    한편, 지난 8월24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북한이 과거 탈레반에 무기를 수출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아프간이 탈레반에 함락된 이후 북한이 함부로 논평을 내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북한은 과거 탈레반에 무기를 밀수출해 외화벌이를 한 전력이 있어 이런 불법 커넥션이 드러날 가능성을 상당히 경계한다”는 북한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다른 북한 소식통은 “북한이 과거 무기 중개상을 통해 탈레반에 대량의 무기를 판매한 적이 있다”며 “당시 소총·기관총·수류탄과 소구경 화포 등 상당량의 재래식 무기는 물론 무기 설계도면까지 팔았다”고 전했다.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북한전문가 손광주 (사)한반도선진연대 이사장은 “북한이 중동 테러조직과 수많은 무기 거래를 한 사실은 이미 국제사회에 잘 알려져 있다”며 “탈레반 또한 북한과 거래했을 개연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탈레반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거짓 약속’ 정당화할 때 교리 악용

    아프간 패망 이후 탈레반의 약속이 거짓으로 드러난 일은 한두 건이 아니다. 탈레반 지도부는 “탈레반 조직원이 아니라 원한관계에서 비롯한 개인의 소행”이라고 거듭 변명한다. 하지만 피해자나 목격자의 진술은 다르다.
     
    탈레반이 이처럼 거짓말을 계속하는 것을 두고 ‘타끼야’라는 이슬람 교리를 악용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타끼야’란 무슬림이 다른 종교와 비교해 열세일 때 거짓 맹세를 할 수 있다는 꾸란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2015년 7월 기독일보가 소개한 ‘한국이란인교회(4him.or.kr)’의 이슬람 교리 분석에 따르면, ‘타끼야’는 꾸란 2:225 “신께서는 너희 맹세 속에 비의도적인 것은 책망하지 아니하시나 너희 심중에 있는 의도적 맹세는 책망하시니라”라는 대목을 근거로 한다.

    즉, 이슬람 신앙이나 포교 등이 명분일 때는 거짓 약속과 맹세를 해도 되며 속마음만 그렇지 않다면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한국이란인교회는 “아무리 약속한 것을 어겨도 비의도적이라면 신이 용서한다니 이것이 허가된 거짓말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국내외 종교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악행을 정당화·합리화하기 위해 이슬람 교리를 왜곡해 적용하는, 탈레반과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말은 믿어서는 안 된다”고 누차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