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선관위원장에 국민의힘 선관위 구성 등 전권 부여… 이준석, 경선 관리 손 떼기로
  • ▲ 정홍원 전 국무총리.ⓒ정상윤 기자
    ▲ 정홍원 전 국무총리.ⓒ정상윤 기자
    국민의힘이 23일 대선 경선을 관리하는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선임했다.

    당이 그간 경선 일정 등을 두고 내홍을 겪은 만큼 정 전 총리는 '공정'을 중점가치로 내세우고 일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관위원장에 정홍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 다수의 원로분과 접촉하면서 의견을 경청했다"며 "19대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내신 정 전 총리께서 우리 당의 선관위원장을 맡아 주시기로 수락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정 전 총리가 "당 내에서 존경받고, 무엇보다 승리의 경험을 갖고 계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정 전 총리는 검사 출신으로 2004년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장관급), 2012년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박근혜정부에서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정 전 총리가 이끄는 국민의힘 선관위는 오는 26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어 30~31일 양일간 대선후보 등록을 받는다.

    정 전 총리 임명은 이 대표가 최근 대선 예비후보들과 갈등을 빚은 '공정성'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원희룡 예비후보 측은 선관위 구성 전 경선준비위원회가 토론회를 주도한 것이 '월권'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게다가 이 대표가 경준위원장인 서병수 의원을 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하려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정홍원 "공정을 최고 가치로 사심 없이 일할 것"

    정 전 총리는 통화에서 최근 당 내 갈등을 의식한 듯 "공정을 최고의 가치로 사심 없이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경선 관리에 손을 떼고 정 전 총리에게 선관위 구성 등 전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정 전 총리는 다만 "선관위원을 몇 명으로 할지는 업무보고를 받은 다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내홍과 관련, 이견을 보이던 당 지도부는 모처럼 정 전 총리 인선을 환영하며 원팀 경선을 강조했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바람을 당 지도부가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자기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버리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국민의힘이 되자"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선관위가 출범을 앞둔 만큼 공정한 경선 관리에 기대감을 보였다.

    윤석열 대선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저희가 유·불리를 따져 (정 전 총리 인선이) 좋다 나쁘다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당이 결정하면 따르는 것"이라며 "경선이 공정과 상식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생각에서 당이 의견을 모아 결정한 것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대선 캠프 박기녕 대변인은 "정 전 총리의 경륜과 인격을 신뢰한다. 그간 당 안팎의 논란을 잠재울 수 있도록 원칙에 입각해 공정하게 경선 관리를 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