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소설 '이순신의 항명 - 광화문으로 진격하라'기자 출신 '이순신 연구가'가 혼탁한 시대에 던지는 구세의 메시지
  •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여야의 잠룡들은 표심을 겨냥한 각양각색의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현 정권의 실정을 지적하거나 과오를 반성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나 대체로 미덥지 못하다. 외교·안보·국방·경제 등 주요한 이슈가 있지만,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로 당장 국민들의 의식주가 위협을 받는 때다.

    정치의 요체는 '경세제민(經世濟民)'으로 부국강병과 민생안정이다. 그러나 이 정권은 내로남불, 위선, 불평등, 불공정 등으로 점철돼 불신의 벽을 너머 타파해야 할 적폐가 되고 있다. 특히 2030 세대는 ‘조국 사태’로 빚어진 불공정에 분노하고 있다. 기득권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천민자본주의의 탐욕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다’는 대통령의 말에 속았다면서 치를 떨고 있다. 또 인사가 망사가 된 이 정권 고위공직자들의 위선, 거짓, 무능, 불공정의 비정상이 드러남으로써 나라를 바로 세우지 않고는 곧 망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혹자는 위정자들이 민생을 외면한 채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에 빠져 있는 작금의 상황이 바람 앞의 촛불과도 같았던 구한말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한다.

    단재 신채호 대한제국의 멸망을 눈앞에 두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남겼다. 선생은 한일병합 2년 전인 1908년 ‘수군제일위인(水軍第一偉人) 이순신’이란 소설을 대한매일신보에 연재함으로써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극일(克日)의 대명사인 ‘난세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역사 밖으로 불러냈다.

    풍전등화 위기에 등판한 '난세의 영웅' 이순신

    저자 역시 대한민국의 혼탁한 시대상을 보면서 400여 년 전 임진·정유재란 때 나라와 백성을 살린 구국의 선봉장인 이순신 장군을 떠올렸다.

    저자는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 같은 '혼용무도(昏庸無道)'의 시대, 위선과 무능함만을 드러내고 있는 현 정권의 민낯이 언젠가 봤던 것 같은 '기시감(旣視感)'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역사소설 '이순신의 항명-광화문으로 진격하라(도서출판 소락원 刊)'는 종전 후 수명이 다한 조선은 없어져야 할 나라로 보고 '재조산하(再造山河)', 즉 다시 새로운 나라를 만들 때가 됐다는 메시지를 만천하에 전하기 위해 탄생했다. '재조산하'는 전략가 이순신 장군이 그토록 만들고 싶어 하던 이상향이었다.

    시대적 배경은 1597년 2월 한산도에서 삭탈관직 된 후 한성 의금부로 끌려온 때부터 이듬해인 1598년 11월 19일 노량해전에서 살신순국한 1년 9개월 동안의 고난과 역경의 시간이다.

    공간적으로는 백의종군 길에서 만난 백성들의 민낯, 가혹한 세금 약탈인 가렴주구, 탐관오리와 결탁한 방납업자들의 도둑질, 원균의 칠천량 패전과 도공의 피납 등 국왕의 여적죄(與敵罪) 혐의, 민생을 내팽개친 당쟁의 폐해, 고군분투 속 수군 재건, 중과부적의 명량해전, 살신성인을 이룬 노량해전 등 굵직한 사건을 다뤘다.

    세월이 어수선한 마당에서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超人)'을 기다린다. 그 초인은 환생한 이순신 장군일 수도 있고 다른 경세가, 아니면 전략가일 수도 있겠다. 이러한 상상력으로 시작된 책은 9할가량이 고증된 역사적 사실이고 나머지는 ‘가능한 허구’를 필자의 상상력에 의해 판타지 기법으로 풀어놓았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 그러나 역사의 가정에서 당시의 ‘먼 미래가 바로 오늘’이라는 현재성을 확인할 수 있다면 꽤 유익하고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역사에서 ‘옛것을 익히고 미루어 새것을 배우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선조가 될 것인가?” “이순신이 될 것인가?"

    내우외환을 맞은 이때 '재조산하'를 꿈꾸는 백마 탄 초인에게,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저자 김동철은 경복고, 한국외대,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명지대 대학원을 졸업(교육학 박사)했다. 성결대 객원교수, 해군발전협회 연구위원, 전 이순신리더십국제센터 운영자문위원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