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페이스북 통해 "캠프들 싸우면 李 말려야 하는데 나서서 싸워" 비판… 각 캠프에는 최고위 결정 따르라 충고
  •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5월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창립 및 기념토론회'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5월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창립 및 기념토론회'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최근 '탄핵 발언'으로 인한 당 내부 갈등에 대한 책임이 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진 전 교수는 1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캠프들이 싸우면 중간에서 대표가 말려야 하는데 대표가 나서서 캠프들과 싸우고 있다"며 "대표 리스크가 현실화한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준석의 당 혁신안이란 게 '능력주의'의 관철인데 그 능력의 척도라는 게 결국 말싸움하는 재주"라고도 지적했다. 이어 "그걸 겨루는 형식은 토론배틀이고. 종편 방송 동원해 분위기 붐업 하고 이게 그가 가진 정치 철학의 전부"라며 "거기에 (이 대표는) 스타 의식이 너무 강해서, 자기 개인정치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대표 리스크 현실화"

    진 전 교수는 최근 갈등의 축이 되고 있는 대선 예비후보 합동토론회 등 경선 일정에 대해 이 대표가 기획한 무대에 후보들을 세우고 거기에서 승리한 후보와 함께 대선에서 이기겠다는 '이상한 콘셉트'라고 꼬집었다. "자기가 기획한 예능 프로에 후보들 들러리 세우는 것. 그 서바이벌 게임에서 서로 박터지게 싸워라. 정치를 일종의 컴퓨터 게임으로 이해하는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진 전 교수는  "지금 후보등록도 안 된 상태, 이미 공약을 낸 후보도 있고, 아직 안 낸 후보도 있는데, 대체 뭘 갖고 토론을 하라는 건지"라며 "굳이 이를 고집하는 것은 이 행사가 정상적인 후보 토론과 성격이 다른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추진하는 것은 토론이 아닌 배틀, 붐업을 위한 예능라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이 대표는 이것이 당을 혁신하는 방법이라 굳게 믿을 것"이라며 "아는 것이 그것밖에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그것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이 대표에게 철학이 없다고 한 것"이라며 "위기는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이제와 대표 내칠 순 없어… 대표 체면도 좀 세워주라" 조언도

    그는 "이 대표는 꼭 자기가 마지막 말을 가지려 한다. 말싸움에선 절대로 안지려고 하는 것"이라며 "충고를 하면 '꼰대질'이라 하고, 비판을 하면 논지와 전혀 관계 없는 '개드립'이나 치려 한다"고 질타했다. 

    다만 그는 "어쨌든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며 "이제 와서 대표를 내칠 수는 없다"고 각 캠프가 최고위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경쟁은 치열하게 하되 감정대립으로 흐르지 않게 각 캠프에서 쿨 다운하고 '선의'를 의심하는 일이 없도록 대표와 각 후보들 사이에 핫라인을 가동해 커뮤니케이션을 원할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며 "가능하면 적당히 대표 체면도 좀 세워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