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열린민주당과 합당"… 송영길 "지금은 부적절" 일축

더불어민주당이 열린민주당과 합당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지도부는 속도 조절을 강조하지만 일부 대선주자들은 당장 통합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0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대선후보 선출 중인 단계에서 통합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며 "열린민주당은 함께해야 할 당이다. 대선후보가 선출되면 상의해서 어떻게 열린민주당과 협력해갈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통합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고 양당 당원이나 바라보시는 국민들께서 동의해 주시고 공감이 되는 부분인데, 그런 대의명분이 지금 충족돼 있느냐는 측면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정치세력들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이합집산하는 것은 지금까지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대선 경선의 심판 격인 당 대표와 선거관리위원장이 열린민주당과 합당에 부정적 견해를 밝힌 셈이다.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열린민주당과 합당 관련 운을 뗀 추미애 후보는 소식을 접하고 당 지도부의 반응에 불만을 쏟아냈다. 

추 후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선거관리위원장은 후보들의 정견이나 주장에 일일이 자신의 주장을 달거나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상처만 주는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추 후보는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정부 2기이자 민주정부 4기 수립을 함께 이루기 위해 열린민주당과 다시 하나가 돼야 한다"며 "열린민주당 지도부와 당원들은 문재인정부의 탄생과 촛불민주주의를 함께 이뤄낸 동지들"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이재명 후보도 "양당 지도부가 조속히 만나 통합 논의를 시작하기 바란다"며 맞장구쳤다. 

열린민주당과 합당 시기를 놓고 이견이 노출되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 지도부가 자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어차피 통합해야 할 정당을 부정하거나 자극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0일 통화에서 "심판을 보시는 분들이 통합의 대상을 향해 부정적 의견을 지나치게 빨리 개진하는 것은 경솔해 보인다"며 "합당 이야기는 대선국면에서 어차피 나올 이야기인데, 선을 긋기보다 묵시적 동의나 의견조율 과정이 있었으면 훨씬 매끄러웠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