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원수님 만수무강' '원수님의 영도 결사옹위' '원수님의 충직한 전사로 살자'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부터 북한 지령 받아… "안보 붕괴" 野 우려
  • ▲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F-35A 도입반대활동을 벌였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에 의해 영장이 기각된 청주지역언론사 대표가 운영하는 매체 홈페이지 톱기사. 7일 현재 접속이 불가능하다. ⓒ홈페이지 캡처
    ▲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F-35A 도입반대활동을 벌였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에 의해 영장이 기각된 청주지역언론사 대표가 운영하는 매체 홈페이지 톱기사. 7일 현재 접속이 불가능하다. ⓒ홈페이지 캡처
    북한 지령을 받고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활동을 한 혐의를 받는 충북 활동가 4명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원수님 만수무강' 혈서 쓴 충북 활동가들

    7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 등은 충북 활동가 4명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서에서 김정은을 향한 이들의 혈서 내용을 넣었다. '영명한 우리 원수님, 만수무강하시라' '위대한 원수님의 영도, 충북 결사옹위 결사관철'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원수님과 함께' '원수님의 충직한 전사로 살자' 등의 내용이었다.

    혈서는 지난 2017년 작성됐다고 한다. 구속된 A씨는 지난 2017년 5월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충북지역에 북한 전위 지하 조직을 결성하라'는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 조모씨의 지령을 받았다. A씨는 한국에 돌아온 약 3개월 뒤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충북동지회)를 결성했고, 혈서는 그 직후 썼다.

    이들은 2017년 8월13일 청주에서 조직을 결성, 8월15일 혈서 사진을 '충북동지회 결성대회 정형(상황)'이란 제목의 대북 보고문에도 넣어 함께 보고했다.

    민중당 등 동향도 北에 보고

    충북동지회 결성 및 내부 동향 보고뿐 아니라, 이들은 국내 합법정당인 민중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동향도 수집·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문화교류국은 지난 2018년 충북동지회에 '민중당을 강화 발전시켜야 한다' '민중당 안에 산하당 조직을 내오기 위한 준비사업을 면밀히 하라'는 취지의 지령을 내렸다. 이 지령을 이들이 이행했다는 게 수사기관 판단이다.

    이들은 21대 국회의원총선거가 있던 2020년 4월5일에도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총선 관련 지령을 받았다고 알려진다.

    '총선의 기본 목표를 친미우익 보수세력을 확고히 제압하고, 진보민주 개혁세력이 압도적 승리를 이룩하는 것과 함께 합법적 진보 정당인 민중당의 조직 사상적‧대중적 지반을 더욱 공고히 다지며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 확대해나가는 것'이란 내용으로 암호화된 파일이었다고 한다.

    2017년부터 北 지령 받아… '충북동지회' 내부 보고도

    '충북동지회 결성'을 비롯, 이들이 북한 지령을 받은 시기는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였다. 이들 4명은 2017년 대선 전인 5월4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노동특보단 명의로 문 후보 공개 지지 선언을 했던 인물들이다.

    A씨가 2017년 5월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난 데 이어, 이들은 2017년 6월24일 '진보운동 세력이 문 정권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좌왕우왕(우왕좌왕)하고 있다. 추진 중인 사업들을 구체적으로 보고하라'는 북한 지령문을 받았다.

    B씨는 2018년 4월28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북한 공작원 리모씨와 조씨 등을 만났다. 2018년 4월27일 1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판문점선언이 채택된 지 하루 뒤였다. B씨는 당시 '충북위수사령부 37사단 정보수집' '모 대기업 사업장 현장 재침투' '내국인 신원정보 수집' 등 지령을 받았다. B씨는 이로부터 3일 뒤인 5월1일 국내로 잠입했다.
  • ▲ 북한의 지령을 받아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도입 반대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충북 청주 지역 활동가 4명이 구속전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지난 2일 법정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 북한의 지령을 받아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도입 반대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충북 청주 지역 활동가 4명이 구속전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지난 2일 법정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들은 충북동지회 결성 이후에도 관련 조직 체계, 임무 분담 등도 북한에 보고했다.

    구속을 면한 지역 언론사 대표 D씨(위원장)는 모 대기업의 지역 노동 현장에서 조직 건설을 맡았다고 보고됐다. 또 A씨(고문)는 사상교양 사업과 조직 생활지도, B씨(부위원장)는 민중당(현 진보당) 내부에 산하당 구축, C씨(연락담당)는 북한과 연락 및 조직의 중국 재정거점 마련 등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D씨 등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野 "대한민국 안보 붕괴"

    국민의힘은 안보 붕괴를 우려하며 문재인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임승호 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스텔스 간첩 사건'을 되짚으며 "앞으로는 평화와 화합을 외치면서 뒤로는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술"이라고 지적했다.

    임 대변인은 "더욱더 황당한 것은 청와대의 반응"이라며 "북한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명해도 모자랄 상황에 '언급할 가치가 없다'며 현 상황을 축소시키려 한다"고 꼬집었다.

    임 대변인은 또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74명이 지난 5일 '한미연합훈련 연기 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 "우리 안보를 붕괴시키려는 북한의 야욕이 또다시 증명됐음에도 범여권 의원들은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자는 연판장을 돌리고 성명을 발표했다"며 "그 결과 이미 축소된 한미연합훈련이 한층 더 축소돼 사실상 형식만 남은 훈련이 될 것이라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정부와 여당의 안이한 태도에 불안감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는 현 사태에 대해 북한에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현실화되고 있는 안보 붕괴와 안보 공백에 대한 해결책을 국민들 앞에 소상히 설명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