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수정당, 수구언론, 푼돈전문가" 비난하며… "반공화국 대결 소동에 열 올린다" 흥분
  • ▲ 박지원 국정원장이 지난 8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 해킹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지원 국정원장이 지난 8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 해킹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의 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해킹 공격에 따른 언론 보도와 야당의 논평이 나오자 북한은 “반공화국 대결 소동에 열을 올리는 자들이 있다”며 발끈했다. 그런데 그 대상이 국정원과 문재인정부가 아니라 야당과 언론, 북한전문가였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이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에 10일 넘게 노출돼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민족끼리 “대결 광신자들의 모략 소동”…해킹설 관련 반박 논평

    이에 언론 보도와 야당의 비판 논평이 이어지자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2일 “고질적 버릇, 상투적 수법”이라는 논평을 통해 “최근 남조선에서 북한 해킹 공격설을 대대적으로 유포하며 반공화국 대결 소동에 열을 올리는 자들이 있다”면서 “다름 아닌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정당들, 조·중·동 등 수구언론들, 푼돈에 매여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는 전문가의 탈을 쓴 어중이떠중이들”이라고 비난했다.

    야당과 언론, 전문가들을 ‘보수패당’이라고 싸잡은 '우리민족끼리'는 “보수패당은 (북한이) 컴퓨터 건반(키보드)으로 남조선을 갈취하고 있다느니 법석 고아대고 있다(시끄럽게 떠들고 있다)”면서 “어불성설이고 언어도단이 아닐 수 없다”고 반박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것은 동족에 대한 적대의식이 골수에 찬 대결 광신자들의 황당무계한 모략 소동이고, 우리의 존엄에 먹칠을 해보려는 참을 수 없는 도발 망동으로서 절대 스쳐 지나 보낼 수 없다(간과할 수 없다)”고 열을 올렸다.

    “남한, 자기네 불찰과 저열한 기술 때문에 해킹당한 것”

    '우리민족끼리'는 “저들(남한 당국)의 불찰과 저열한 기술 때문에 해킹을 당했으면 내부에서 원인을 찾아야지 생뚱맞게 아무런 관련도 없는 대상(북한)과 억지로 연결시키며 마치 굉장한 것이라도 밝혀낸 것처럼 들까부는(경망스럽게 행동하는) 자체가 어리석고 너절함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각인시켜줄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해킹 범죄는 다른 사람 또는 집단의 특징을 교묘하게 도용한다는 것은 초보적 상식이고 보편적 이치임에도 무작정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지·무식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명박·박근혜 집권 시기 보수패당이 해킹으로 동족 간에 불신과 대결을 조장하다 종당에는(‘결국에는’의 전라도 방언) 그들 내부 소행이거나 다른 해커의 소행으로 판단돼 국제사회에서 깨깨(몽땅, 모두) 망신을 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보수패당의 북한 해킹 공격설 유포 놀음은 동족에 대한 불신과 대결 분위기를 조장해 정권 탈환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해 보려는 현대판 양치기 소년들의 서 푼짜리 광대극에 지나지 않는다”고 힐난한 '우리민족끼리'는 “반공화국 모략 소동에 열을 올릴수록 대결병자들, 모략 광신자들의 정체만 더욱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과 언론의 비판, 국정원 발표 따른 것인데

    '우리민족끼리'의 논평이 눈길을 끄는 것은 비난의 대상 때문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KAI에 대한 해킹은 북한 소행”이라고 확인한 것은 국정원이다. 국민의힘 등 야당과 언론은 이를 토대로 정부의 대처와 북한의 해킹 공격을 비판했다. 그럼에도 북한 선전매체의 비난은 국정원과 문재인정부가 아닌, 야당과 언론을 향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노동당이나 통일전선부 등이 직접 나서지 않고 대남선전매체를 통해 비난을 했다는 점에서 “수위를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를 냈다.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 측의 지적이 타당하다”는 의견까지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