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 김원웅 '왜곡 역사관'과 일맥상통국가보훈처도 "김원웅 부적절"…野 "이재명, 대통령후보 자격 없어" 격노
  • ▲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경북 안동 도산면 백운로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제공
    ▲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경북 안동 도산면 백운로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역사인식을 두고 정치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이 지사가 "대한민국이 친일세력과 미 점령군이 합작한 지배체제를 유지했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야당에서는 이 지사의 역사관 검증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해"

    이 지사는 지난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았다. 이 지사는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해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 수립 단계와 달라서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은가"라며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그러면서 "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새로 출발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대한민국은 친일세력 주도로 건국됐으며, 미군은 점령군이라는 역사인식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다.

    이 지사의 발언은 최근 알려진 김원웅 광복회장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김 회장은 지난 5월 경기도 양주고·백석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영상에서 "맥아더 장군이 남한을 점령하면서 '우리는 해방군이 아니라 점령군'이라는 포고문을 붙였다"고 언급했다.

    반면 북한에 들어온 소련군의 포고문과 관련해서는 "조선인이 독립과 자유를 되찾은 것을 축하드린다. 조선인의 운명은 향후 조선인들이 하기에 달렸다. 조선 해방 만세라고 돼 있다"고 강조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공개한 당시 맥아더 사령부 포고문에 따르면 "조선 영토를 점령한다"는 표현이 들어간 것은 맞다. 하지만 이어지는 포고문에서 "조선을 해방 독립시키라는 연합국의 결심을 명심하고" "점령의 목적이 항복문서를 이행하고 그 인간적·종교적 권리를 확보함에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野 "건국세력 모조리 친일파 매도"

    게다가 김 회장의 발언을 두고 국가보훈처도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지난 1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논란이 될 수 있고, 더욱이 고등학생들에게 그렇게 발언했다는 자체가 상당히 유감"이라며 "광복회에 사실 내용을 파악해 우려를 표명하든지 다른 방법이 있으면 강구해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대선후보 자격을 거론하며 이 지사의 역사인식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이재명은 대통령후보 자격조차 없다"며 "한민당 후신인 민주당이야말로 친일파의 후예다. 어디서 무슨 교육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역사 공부 기초부터 다시 하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선주자라는 사람 입에서 나오는 발언으로는 보기에는 참담하고 편협한 편 가르기식 발언"이라며 "소련군이 해방해준 북한의 인권 참상에는 눈 감고, 건국세력을 모조리 친일파로 매도하는 이 끔찍한 역사관을 대선 과정에서 혹독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