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까지 2조 8900억원 들여 개발…실제 ‘아이언돔’과는 다른 형태일 가능성 제기미국서 개발한 MHTK, 독일의 NDS C-RAM 거론…개발돼도 수도권 인구 지키기는 어려워
  • ▲ 이스라엘 하이파 인근에 배치된 아이언돔 발사대와 이스라엘 방위군 병사.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스라엘 하이파 인근에 배치된 아이언돔 발사대와 이스라엘 방위군 병사.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아이언돔’을 2035년까지 국내에서 개발해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요격체계는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름ㅇ만 ‘아이언돔’을 사용했을 뿐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방사청이 밝혔다.

    방사청 “방추위서 ‘한국형 아이언돔’ 자체 개발 결정”

    방사청은 “제13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28일 오전 10시 화상으로 열렸다”며 “이날 회의에서 ‘장사정포 요격체계 사업’을 국내 개발을 통해 획득하기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장사정포 요격체계 사업’은 북한 장사정포로부터 국가 주요시설과 군사보안시설을 지키기 위한 요격체계를 국내 연구개발로 확보하는 사업이라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방사청은 “이번 방추위에서 의결한 사업추진기본전략(안)에 따라 2035년까지 2조 8900억원을 들여 요격체계를 개발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적 장사정포와 방사포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이 강화됨은 물론 국내 기술력 확보, 일자리 창출 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방사청 “이름만 ‘한국형 아이언돔’, 실제로는 많은 차이점 있어”

    서용원 방사청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저희가 추진하려고 하는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실제로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진짜 ‘아이언돔’의 경우 하마스의 산발적인 로켓포 공격에 대응하는 것인 반면 우리나라에서 개발하려는 것은 북한의 대규모 장사정포·방사포 공격에 대응하는 체계이기 때문에 기술적 난이도부터 다르다는 것이 서 대변인의 설명이었다.

    그는 “선행연구 등을 통해 군에서 요구하는 작전운용성능(ROC)을 충족할 수 있는 여부를 면밀히 검토했고, 그 결과 ‘아이언돔’을 포함해 해외무기 체계가 우리 군의 ROC를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개발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2017년 10월 합참 “아이언돔, 한국 상황에 부적합…ADD서 자체개발 중”

    ‘아이언돔’은 2005년부터 개발을 시작, 2011년 4월부터 실전배치한 이스라엘의 C-RAM(로켓·포격·미사일 대응체계)이다. 이스라엘이 2억 1000만 달러(약 2371억원), 미국이 2억 7500만 달러(약 3100억원)의 개발비를 부담했다. ‘아이언돔’의 진가는 2014년 7월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교전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당시 하마스는 ‘카삼’이라는 수제 로켓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이때 ‘아이언돔’이 도심과 주요시설로 향하는 로켓을 거의 대부분 요격했다.
  • ▲ 2016년 4월 MHKM 시험발사 당시 모습. ⓒ미육군 공개사진.
    ▲ 2016년 4월 MHKM 시험발사 당시 모습. ⓒ미육군 공개사진.
    ‘아이언돔’은 레이더와 사격통제장치, 그리고 ‘타미르’ 미사일과 발사대로 구성돼 있다. ‘타미르’ 미사일은 길이 3m, 직경 16cm, 무게 90kg의 소형 미사일로 4~70km인 요격 범위 내에서는 미사일부터 방사포탄, 심지어 박격포탄까지 요격할 수 있다. 미사일 1발 당 가격은 5만 달러(약 5600만원)로 알려져 있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후 북한 장사정포와 방사포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하던 한국도 ‘아이언돔’이 수도권 등 주요 지역을 방어할 수 있을지 궁금해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달리 우리나라는 유사시 적의 공격이 대규모이며, 그 공격수단 또한 초음속이라는 점 때문에 ‘아이언돔’ 수입을 두고 논쟁이 일었다. 그러다 2017년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합동참모본부가 “아이언돔은 한국 상황에 부적합하다”며 “아이언돔을 능가하는 기술을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개발 중”이라고 밝히면서 수입 가능성은 사라졌다.

    ‘아이언돔’ 아니라면…미국 MHKM? 독일 NBS C-RAM?

    ‘한국형 아이언돔’이 어떤 형태일 것이냐를 두고는 다양한 분석이 있다. 그 중 군 안팎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체계가 미국의 MHKM과 독일의 NBS C-RAM이다.

    MHKM(Miniature Hit to Kill Missile·소형 직격미사일)은 록히드 마틴이 미 육군과 함께 개발한 소형 요격미사일이다. 미 육군은 MHKM에 대해 “AIM-9 사이드 와인더 공대공 미사일이나 롱보우 헬파이어 미사일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대단히 작다”고 설명했다. 미 육군은 “길이 61cm, 폭 7cm 미만, 무게 2.2kg에 불과한 MHKM이 반경 3km 내의 박격포탄이든 155mm 포탄이든 미사일이든 모두 요격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가격 또한 1발 당 1만 6000달러(약 1800만원)로 ‘아이언돔’과 비교하면 저렴하다. 하지만 탐지 레이더와 사격통제장치, 미사일 발사대 등으로 1개 포대를 갖추려면 5000만 달러(약 564억원)가 필요하다.

    독일 라인메탈 사가 개발한 NBS C-RAM은 오리콘 사의 스카이실드 대공포를 기초로 한 요격체계다. 1개 포대는 분당 1000발을 발사할 수 있는 35mm 기관포 6문과 사격통제장치, 2개의 탐지 레이더로 구성된다. 1개 포대를 갖추려면 5500만 유로(약 740억원)이 필요하다. 훈련비용 2000만 유로(약 279억원)는 별도로 든다. 대신 요격 무기가 기관포여서 미사일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이미 사용 중인 무기를 활용한 것이라 당장 구매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뭐든 간에 북한 포격에서 수도권 인구 모두를 지키기는 어려울 것”

    이들 중 어떤 것이 ‘한국형 아이언돔’의 롤 모델이 될 것인가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아직 개발을 하는 단계이므로, 구체적인 체계 형태나 구성을 확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국방부 안팎에서는 ‘아이언돔’이든 ‘한국형 아이언돔’이든 간에 수도권의 모든 사람을 보호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근접요격체계가 방어할 수 있는 범위는 반경 3~4km 정도로 매우 좁고,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적 발사체 수도 수십 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북한 대규모 장사정포·방사포 공격에서 주요 시설 방어밖에 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북한은 수도권을 향해 320여 문의 방사포와 장사정포를 겨누고 있다. 유사시 1시간에 1만 4000여 발의 포탄을 서울에 뿌릴 수 있는 수준이다. 이를 모두 막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