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 '지역편중' 비판에 법무부 "공평인사" 주장… 법조계 "실소 금치 못할 일" 조소
  • ▲ 박범계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 DB
    ▲ 박범계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 DB
    검찰 고위·중간간부 인사를 마무리한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법무부 참모진 인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 25일 박 장관과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인사가 '지역편중' '코드인사'라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이번 참모진 인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르면 이번주 안에 법무부 실·국·본부장 인사를 단행한다. 이번 법무부 인사는 '택시기사 폭행 혐의'를 받는 이용구 전 법무부차관의 사퇴와 명예퇴직을 신청한 이영희 교정본부장, 강호성 범죄예방정책국장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단행된다.

    아울러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도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만큼 교체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 이번 주 실·국·본부장 인사 단행

    법조계에서는 지난 검찰 인사에서 보듯, 이번 법무부 인사 역시 정권과 정치색이 잘 맞거나 호남 등 '특정 지역 편중' 현상이 나타나는 '편 가르기' 인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지난 25일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법무부는 대검찰청이나 서울중앙지검 등 주요 검찰 기관과 정권 수사를 담당하는 자리에 호남 출신과 박 장관의 고향인 충청 출신을 대거 기용했다.

    우선 대검의 경우 일선 청의 수사정보업무를 지휘하는 수사정보담당관에 강지성 성남지청 차장검사를 임명했다. 또 검찰 간부의 비위를 조사하는 감찰3과장에는 김덕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을 임명했다. 두 사람은 각각 전남 영광과 전북 정읍 출신이다. 

    대검에서는 이밖에도 △전남 영광 출신의 김오수 검찰총장 △전북 군산 출신의 문홍성 반부패강력부장 △전남 나주 출신의 이정현 공공수사부장 등이 고위직을 차지했다.

    검찰 주요 보직에 호남 출신, 박범계 측근 일색

    서울중앙지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선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서울고검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정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법무부 감찰국장 출신으로 박 장관의 고교 후배다. 또 박철우 2차장은 전남 목포가 고향이고 박 장관 법무부 대변인을 지냈다. 

    또 박 장관 법무부 검찰과장을 맡은 김태훈 4차장은 충북 진천 출신이고, 추 전 장관 때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지낸 진재선 3차장은 전북 익산이 고향이다. 

    특히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를 담당하는 수원지검은 전남 순천 출신 신성식 검사장이 맡았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형사4부장에는 전북 고창 출신 김영남 검사가 임명됐다.

    이 같은 '지역편중' 인사 조치에 법무부는 "전면 인사를 통해 인적 쇄신을 이루고 조직에 활력을 부여하고자 했다"며 "전문성과 능력, 그간의 성과 등을 두루 고려하면서도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도록 우수한 인재를 균형있게 배치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참모진도 정권 호위무사로 채울 것… 불의의 총본산 되려나"

    법조계에서는 법무부의 '인사농단'이 이어질 것이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통화에서 "(지난 검찰 인사는) 상식과 인사원칙에 현저히 반하는 그야말로 인사농단이었고, 정권 수사팀의 해체를 일으켰으며, '정권을 향한 수사를 하는 검사들이 이렇게 인사 불이익을 보게 된다'고 신호를 준 것"이라며 "검찰을 정권의 시녀로 철저히 길들이려 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김 변호사는 "법무부 참모진 인사도 마찬가지로 정권의 호위무사들만 채우는 편 가르기 인사가 될 것"이라며 "법무부가 정의가 아닌 불의의 총본산이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검찰 출신의 강민구 변호사는 통화에서 "법무부가 말하는 인적 쇄신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주장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고사성어가 딱 맞다”며 "국민들 중 누가 이것에 동의하겠는가. 실소를 금치 못할 일"이라고 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