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고검 검사급 662명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 친정부 인사들 '요직' 장악'월성 원전' '이스타항공' '김학의 불법 출금' 등 文정권 수사팀장 모두 교체'독직폭행' 정진웅 울산지검, 임은정 감찰담당관, '윤중천 왜곡' 이규원 부부장 승진
  • ▲ 박범계 법무부장관. ⓒ뉴데일리 DB
    ▲ 박범계 법무부장관. ⓒ뉴데일리 DB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조작'을 수사하던 검찰 팀장들이 25일 인사에서 모두 교체됐다. '정권 수사'를 하거나 '윤석열 라인'으로 꼽히던 이들은 모두 좌천됐고,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된 인사들은 요직에 앉았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정권 수사를 틀어막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이날 고검 검사급 662명을 대상으로 한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부임 일자는 다음달 2일이다. 이번 인사는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를 골자로 하는 '검찰 직제개편안'을 반영한 것으로 역대 최대규모다. 

    법무부는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검찰총장 의견 청취 절차를 공식화·실질화하여 신임 검찰총장을 두 차례에 걸쳐 직접 만나 직제개편안과 고검 검사급 인사에 대한 검찰총장의 구체적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그 의견이 최종안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정섭·변필건 등 '정권 수사' 팀장 모두 교체

    우선 이번 인사에서 주요 사건을 수사하던 수사팀장들이 모두 자리를 옮기게 됐다.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을 수사하던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대구지검 형사2부장으로 발령났다. 이 부장검사는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을 수사하며 '공소권 유보부 이첩'을 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또 김 전 차관을 대상으로 한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재수사 권고가 청와대의 기획이었다는 이른바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을 수사하던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도 창원지검 인권보호관으로 이동한다. 

    '월성 원전' 사건을 수사하는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도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스타항공 횡령 의혹을 수사한 임일수 전주지검 형사3부장도 서울북부지검 형사4부장으로 옮겼다. 

    '윤석열 라인'으로 꼽히던 인사들도 이동한다. 윤 전 총장 시절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을 지휘했던 송경호 여주지청장은 수원고검 검사로 이동하게 됐고, 같은 시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청와대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한 신봉수 평택지청장도 서울고검 검사로 이동한다. 

    윤 전 총장을 보좌하던 이창구 대검 대변인과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도 각각 대구지검 2차장,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으로 발령났다. 

    지난해 '추-윤 갈등' 당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현 서울고검장)에게 항의했던 박세현 서울중앙지검 공보관은 부산동부지청장으로 간다. 김 전 차관 출금과 관련, 이규원 검사를 비판했던 정유미 부천지청 인권보호관도 광주고검 검사로 가게 됐다. 

    '친정부 인사'들은 요직 꿰차

    반면 '친정부'로 분류되던 인사들은 모두 요직을 꿰찼다.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발탁됐다.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성남지청장으로 이동한다. 윤 전 총장 처가 관련 수사를 하던 정용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반부패·강력수사1부장이 됐다. 김 전 차관 출금 사건 피고인 이규원 대전지검 검사(공정거래위 파견도)도 부부장검사급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전국 최대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1~4차장이 모두 교체됐다. 1차장 자리에는 정진우 의정부지검 차장, 2차장은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 3차장은 진재선 서산지청장, 4차장은 김태훈 법무부 감찰과장이 각각 앉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사실상 정권 수사는 막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인은 "정권 수사를 하는 수사팀을 분해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며 "정권을 지키려 사실상 수사를 틀어막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