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토 웜비어 사망 4주기 추모식 열려…주최 측 "북한 어둠을 세상에 드러낸 횃불" 추모
  • ▲ 19일 서울 관악구 '트루스포럼 서울대 센터'에서 열린 '오토 웜비어' 사망 4주기 추모식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이기륭 기자
    ▲ 19일 서울 관악구 '트루스포럼 서울대 센터'에서 열린 '오토 웜비어' 사망 4주기 추모식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이기륭 기자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뒤 사망한 고(故) 오토 웜비어(Otto Frederick Warmbier)를 추모하는 행사가 19일 오후 서울 관악구 '트루스포럼 서울대 센터'에서 '트루스포럼'과 '한강의기적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미국 국적의 버지니아 대학교 학생 오토 웜비어는 북한 여행 중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지난 2016년 1월부터 17개월 간 북한에 억류, 구금됐다. 그는 원인불명의 이유로 뇌조직이 심각하게 손상돼 식물인간 상태가 됐으며, 2017년 6월 13일 미국으로 송환됐다. 그러나 가족의 동의로 연명치료가 중단됐고, 결국 미국 송환 6일 뒤인 같은 해 6월 19일 사망했다.

    "오토 웜비어를 통해 北 주민·정권의 참혹한 실상 깨닫게 돼"

    이날 오토 웜비어 사망 4주기 추모식을 주최한 트루스포럼의 김은구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오토 웜비어의 죽음은 북한의 어둠을 세상에 드러내는 횃불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오토 웜비어를 통해 북한 주민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북한 정권의 참혹한 실상을 전 세계가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며 "휴전선이 무너지고 북한 땅을 다시 밟게 되는 날이 곧 올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그 날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다시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집 전 의협회장은 추모사에서 "오토 웜비어의 죽음은 추모식으로만 끝나선 안된다"면서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한 실질적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야 하고, 이와 동시에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북한 인권에 대한 한 마디, 인권 개선을 위한 실질적 조치가 하나도 없었다"며 "북한 김정은 체제를 옹호하고 핵무기까지 비호하면서도 북한 주민은 외면하고 김정은 체제 존속에만 애쓰는 문재인 정권은 반역적인 정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주민들은 탄압하고 약탈할 수 밖에 없는 공산주의 체제를 민주주의 체제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이것은 역사적 소명이다"라고 덧붙였다.
  • ▲ 19일 '트루스포럼'과 '한강의기적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열린 오토 웜비어 사망 4주기 추모식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기륭 기자
    ▲ 19일 '트루스포럼'과 '한강의기적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열린 오토 웜비어 사망 4주기 추모식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기륭 기자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만든 김덕영 감독은 "오늘 추모식 포스터에 적힌 '#sayhisname' 태그가 굉장히 의미있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역사는 기록으로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마음속에 남는다"면서 "누군가 오토 웜비어 사건을 기억하고 그의 이름을 기억한다는게 역사가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비정상적,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북한의 체제가 변화하길 바란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들 속에서 '오토 웜비어'의 이름이 계속 불리우길 희망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유민주주의 외치는 사람들 속에서 '오토 웜비어' 이름 계속 불리우길"

    서석구 변호사는 "오늘 우리는 북한에서 풀려났지만, 구속 중 받은 가혹한 고문으로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거룩한 희생을 추도하고 북한 동포의 인권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토 웜비어가 인류 인권을 위해 거룩한 희생을 했다고 말한 그는 "이제 우리가 인권과 진리를 위해 투쟁할 때다. 인권을 개선하고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거룩한 의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변호사는 특히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달리 북한에 대북전단지를 보내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정말 부끄러운 짓"이라고 힐난하며, "북한 인권법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역사상 처음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통과됐으나 이 법도 문재인 정부 이래 제대로 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과 그간 희생된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 독재체제의 명백한 증거라고 봤다. 서 변호사는 북한 체제 아래 북한주민은 사람이 아니라 북한 독재로 탄압받는 노예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밝히며 "이제 우리가 북한 동포를 해방시켜야 할 때"라고 재차 강조했다.

    오토 웜비어 얼굴 부조 조각패 제네바 UN인권본부 공식 전달 예정

    추모사 이후 참가자들은 오토 웜비어 얼굴 부조 조각패에 헌화했다. 방주혁 한강의기적문화예술위원회 대표가 조각한 해당 부조는 제네바 UN인권본부에 공식 전달될 예정이다. 트루스포럼 등은 제네바 본부 전달을 위해 부조를 우선 오는 21일 UN인권위 서울사무소에 전달한다.
  • ▲ 방주혁 한강의기적문화예술위원회 대표가 조각한 해당 부조는 21일 UN인권위 서울사무소에 전달된 뒤 제네바 UN인권본부에 공식 전달될 예정이다. ⓒ이기륭 기자
    ▲ 방주혁 한강의기적문화예술위원회 대표가 조각한 해당 부조는 21일 UN인권위 서울사무소에 전달된 뒤 제네바 UN인권본부에 공식 전달될 예정이다. ⓒ이기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