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안철수" "간 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내부 견제도 좋지만…

여의도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대선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당외 유력인사들을 향한 견제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내부 주자들은 최근 '당명 변경'을 요구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상식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안 대표가 합당 논의를 수면 위로 올리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자 조기에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권 도전을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안 대표를 향해 "합당 논의가 안 대표의 난데없는 당명 변경 요구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언급하며 "안 대표는 지난 서울시장선거 때는 '더 큰 국민의힘'을 만들자고 했는데 이제 와서 '더 큰 국민의당'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안 대표는 상식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한 하 의원은 "'대도무문', 기억하시나?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뛰어드는 용기가 있어야 지도자"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이나 한 글자밖에 안 다른데, 왜 당명 개정을 들고 나오셨을까? 의아스러웠다"고 말했다.

"당명을 너무 자주 바꾸는 것이 좋은 것도 아니다"라고 전제한 유 전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당 바깥에 계신 분들이 많은데, 소위 유력 대권주자들께서 입당하실 때마다 당명을 바꿀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최근 정치행보를 본격화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압박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특히 국민의힘 대권잠룡들은 윤 전 총장의 '간접화법'을 문제 삼았다.

유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과 관련 "'정치를 하겠다'는 공식 선언은 안 했는데 대변인은 있는 상태"라며 "우리 상식하고는 좀 안 맞아서 의아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지금도 대변인을 통해서, 아니면 여러 명의 측근을 통해서 계속 그렇게 언론에 나오니까 좀 혼란스럽다"고 언급한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그 대변인 표현대로 '플랫폼'이 돼도 좋으니까 간 보기 제발 그만하고 같은 링 위에 올라와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뽑는 과정에 빨리 좀 동참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하 의원도 지난 1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전 총장의 화법이 뚜렷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하거나 비유적으로 말한다. 국민들이 못 알아듣게 말한다"며 "너무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 의원은 "국민의당 안 대표가 사실은 '윤석열 1기'다. 안철수 신드롬이 확 떴었다. 안 대표가 점점 저물었던 이유가 그런 모호한 화법 때문"이라며 "(윤 전 총장이)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대선 출마를 앞두고 지사직 사퇴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윤 전 총장을 향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원 지사는 지난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특정인을 특별대우하는 것이 당의 지지율에 더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정시 출발론'에 즉답을 피하는 윤 전 총장을 의식한 듯 "저는 (제주도에서) 비행기 타야 하는 사람"이라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