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에게 대통령은 은혜 베푸는 왕, 국민과 공직자는 시혜 기다리는 백성일 뿐" 일침"文에게 '발탁 은혜' 입었는데 배신하고 野 대선후보" 송영길, 윤석열 비난했다 '역풍'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종현 기자(사진=더불어민주당)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종현 기자(사진=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의 은혜를 배신한 것'이라는 취지로 비난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도리어 문 대통령을 '폄하'한 모양새가 됐다. 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를 '은혜로 발탁'한 것을 시인한 꼴이라는 지적이다.

    야권에서는 이 같은 주장과 함께 "21세기 한국정치에 웬 '왕정정치'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尹이 文 은혜 입었다고?… 대통령이 왕인가"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직자 인사가 대통령의 은혜라는 여당 대표, 대통령 저격인가 민주주의 모양의 왕정을 꿈꾸나"라는 제하의 글을 올리고 "아무리 레임덕이라지만 정치의 세계는 역시 냉정하다"고 비꼬았다. 

    "검찰총장 같은 막중한 자리에 적격자를 물색하지 않고 '은혜로 발탁'했다며 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깎아내렸다"는 의미다.

    윤 의원은 "대통령 지지자들과 손절하기로 마음먹은 것이 아니라면 송 대표는 대통령의 인사가 '자질과 능력'의 평가가 아니라 '시혜성'이었다고 까발리는 것이 대통령을 욕보인다는 것조차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사법연수원 18기였는데, 23기인 윤 전 총장이 5기를 뛰어서 파격적으로 승진해 문 대통령에게 '발탁 은혜'를 입었다"며 "문 대통령을 배신하고 야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것은 도의상 맞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민주주의에서는 대통령이 자기 맘대로 은혜를 베풀어선 안 되고, 국민들을 위해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을 의무가 있다는 인식도 없는 것"이라며 "그의 머릿속에서 대통령은 은혜를 베푸는 '왕', 국민이나 공직후보자는 왕의 시혜를 기다리는 '백성'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與, 체제전복 모의나 하며 대학시절 보낸 사람들"

    "체제를 들어엎자는 모의를 하며 대학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이후 사회생활에서도 배워야 할 것은 배우지 않고 한국정치를 좌우하게 된 것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라고 전제한 윤 의원은 "민주주의와 왕정이 어떻게 다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큰 권력을 쥐고 흔드니, 아직 갈 길이 먼 우리의 젊은 민주주의는 지금 붕괴의 위험에 직면했다"고 개탄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경남대 정치외교학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송 대표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주의 한국정치는 왕조시대 보은정치도 아니고, 조폭집단 깡패정치도 아니다"라고 강조한 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은혜를 입었다'는 생각 자체가 대통령의 임명권을 봉건적인 특혜의 관점으로 착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실장은 이어 "무슨 은혜 운운이냐"며 "봉건시대 임금의 은혜도 아니고 현대 민주주의 한국정치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