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보다 규모 큰 핵시설…“3월~최근까지 강선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에 증기 공급”
  • ▲ 평양 인근 강선 핵시설의 대략적인 위치.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 인근 강선 핵시설의 대략적인 위치.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평양 인근의 강선에서 핵 관련 활동 징후가 보인다”고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강선 핵시설은 영변보다 큰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로 알려졌다.

    IAEA 사무총장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강선 핵 재처리 시설 가동”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IAEA 정기 이사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핵 관련 활동은 여전히 심각한 우려사안”이라며 강선 핵시설 상황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 작업 중인지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그러나 지난 3월 제가 이사회에서 이 시설의 가동을 보고한 뒤 지금까지 (강선의) 방사화학실험실에 증기를 공급하는 발전소가 계속 가동 중이며, 이 활동의 지속기간이 방사화학실험실에서 (플루토늄을) 재처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이는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결의안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향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안전조치 이행을 위해 IAEA에 협력, 사찰단을 다시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다만 “영변에 있는 원심분리기 시설에서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거나 5MW 원자로를 가동한 징후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평양 인근 강선 핵시설… 영변보다 더 큰 비밀 핵 개발 기지

    강선 핵시설은 평양 교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외곽 천리마구역에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2018년 6월30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미국 국방정보국(DIA) 보고서에 따르면, 강선 핵시설에 있는 원심분리기는 1만2000개로 영변 핵시설의 4000개보다 3배나 많다. 전체적인 시설규모 또한 영변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선 핵시설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영변 이외에 다른 우라늄 농축 시설의 폐기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다. 이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선 핵시설 폐기를 요구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아무튼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했고 회담은 결렬됐다. 

    2009년 4월 추방된 IAEA 사찰단 “강선 핵시설 예의주시”

    IAEA는 2009년 4월 북한에 의해 핵 사찰단이 추방된 이후 상업용 위성이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 주요 핵시설을 감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IAEA는 특히 강선 핵시설은 지속적으로 주목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IAEA는 그러면서 “북한 핵 개발을 확인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혀, 향후 북한 핵시설 사찰이 재개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