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앞에서 "이러다 노숙자 전락" 고통 호소 기자회견… 김부겸·홍남기·오세훈 마네킹에 계란 투척
  • ▲ 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콜라텍협회 등 집합금지 업종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집합금지 중단과 손실보상법 실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콜라텍협회 등 집합금지 업종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집합금지 중단과 손실보상법 실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계속되는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에 고통을 호소하는 유흥업소 점주들의 민심이 폭발했다. 4일 서울시청 앞에 모인 점주들은 "더 이상 버티기도 힘들다"며 "이제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소리쳤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9명만 참석해 발언했다. 시청앞 주변에는 기자회견을 지켜보기 위한 유흥업주 250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영업 좀 하자. 집합금지가 유일한 방역수칙이냐" "오세훈 나오라"고 외쳤다.

    점주들은 정부 방침에 항의하며 삭발식을 진행하는가 하면 오세훈 서울시장 등의 이름이 적힌 마네킹에 계란을 던지고 밀가루를 뿌리기도 했다.

    유흥업주들 "업종 현실에 맞게 방역수칙 시정하라"

    유흥음식업중앙회·단란주점업중앙회·콜라텍협회 등은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서울시를 향해 영업제한 해제를 재차 촉구했다. 

    점주들은 '업종별 방역수칙, 업종 현실에 맞도록 즉각 시정하라' '형평성에 맞는 방역수칙 제발 좀 만들자' '집합금지 시켰으면 생존권도 보장하라' '우리는 사형선고받은 사형수가 아니다' '우리가 대한민국 죄인인가'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방역이 강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15개월 동안 정부가 집합제한 및 집합금지 명령을 했다. 그 중 강제 집합금지는 무려 12개월이었다"며 "80% 이상이 생계형 영세업주들인 유흥주점·단란주점·콜라텍 업주들은 생사의 기로에 직면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특히 이들은 "정부가 형평성에 맞지 않는 방역기준으로 모든 유흥업소 점주들을 불행한 삶으로 빠뜨리고 있다"며 "가족 생계를 위해 하루속히 영업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 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콜라텍협회 등 집합금지 업종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집합금지 해제 촉구 기자회견에서 삭발식을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콜라텍협회 등 집합금지 업종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집합금지 해제 촉구 기자회견에서 삭발식을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유흥음식업중앙회는 호소문을 통해 "누구의 권력으로, 누구의 힘으로 정부는 국민을 이렇게 굶주림으로, 배고픔으로 몰아넣고 있나"라고 따져물었다.

    최원봉 유흥음식업중앙회 사무총장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을 하는 문재인정부가 너무나 개탄스럽고 원망스럽다"며 "이 나라에서 소외돼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창피하고 부끄럽다. 힘없고 '빽' 없는 사람은 이렇게 굶주림에 허덕여야 하나"라고 울부짖었다. 

    "15개월 동안 가정은 가정대로 파괴되고 생계가 무너져 모든 것이 엉망이 돼 이제는 삶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힌 최 총장은 "왜 정부는 권력을 우리에게만 휘두르는 것이냐"고 한탄했다.

    "文정부, 불법영업하는 업소 방관… 헌법 위배"

    이들은 문재인정부가 헌법을 위배했다고도 지적했다. 헌법은 23조 3항에서 '공공의 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 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최 총장은 "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무시하고 외면하면서 음지에서 불법영업을 하는 사람은 방관한다"며 "불법업소 척결을 위해 정부·서울시 등에 많은 건의를 했으나 결과가 없다"고도 비판했다.

    "헌법을 위배한 문재인정부는 우리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한 최 총장은 "정부의 심장에 칼을 꽂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지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최 총장은 "불법이 판치고 불법만이 살 수 있는 세상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며 "정의로운 사회, 책임지는 사회, 법을 준수하는 사회, 사람들이 잘사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유흥주점은 그동안 집합금지 명령에 의한 강제휴업 일수가 가장 많은 업소로서 그 피해와 손실이 가장 큰 업종이다. 이는 정부의 시행착오이자 국가적 손실"이라며 "우리도 방역수칙을 지킬 수 있게 집합금지를 풀어 달라"고 요구했다.
  • ▲ 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콜라텍협회 등 집합금지 업종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름을 단 마네킹을 세우고 계란과 밀가루를 던지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콜라텍협회 등 집합금지 업종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름을 단 마네킹을 세우고 계란과 밀가루를 던지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12개월 강제휴업에 살아남는 업소 얼마나 될까"

    단란주점업중앙회 역시 호소문을 통해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에 거세게 반발했다. 윤태진 단란주점중앙회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정부에 묻고 싶다. 12개월 강제휴업으로 살아남을 업소가 몇 개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빚 없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따져물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집합금지 명령 때문에 간신히 목숨만 유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윤 직무대행은 "업주들이 노숙자로 전락해야 집합금지를 풀어줄 것이냐"며 "1년째 이어진 강제휴업에 생활비는 물론 각종 공과금 독촉에 시달리는 점주들의 어려움을 알기나 하냐"고 질타했다. 

    "생존권을 박탈한 이 나라에 희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개탄한 윤 직무대행은 "우리의 주장은 다른 업종과 차별을 두지 말라는 것이다. 유흥업주들이 극단적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마네킹에 계란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마네킹에는 김부겸 국무총리,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의 이름이 적힌 팻말이 걸렸다.

    서울시, 업주들에게 "영업할 수 있는 방안 제시하라"

    업종 대표들이 계란을 던지는 동안 주변에 모인 업주들은 "문재인정권 때문에 가정 다 깨졌다. 문재인 물러가라" "다 죽여라. 이런 X같은 나라가 어디 있냐"는 등 참담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들은 마네킹에 밀가루를 뿌렸고, 일부 회원들은 마네킹을 집어던지고 발로 밟기도 했다.

    업주들은 이날 기자회견 후 서울시 식품정책과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업주들은 서울시와 영업 재개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강명구 콜라텍협회장은 "서울시 측이 영업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고 했다. 지금까지 서울시가 뭘 했다고 우리에게 해결책을 가지고 오라고 하느냐"면서도 "조만간 다시 서울시 측과 만나 면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정상윤, 영상=옥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