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하루 앞두고 "역사왜곡처벌법 반대하라" 신문광고 게재"문제 규명 안 된 채 '5·18 얘기하면 구속'에 기겁…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퍼져"
  • ▲ 서경석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집행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서경석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집행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5·18은 대표적 민주항쟁이다. 민주주의의 상징인 5·18에 관해 거꾸로 자유토론을 억압한다면 그것은 5·18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7일, 조선일보에 '광주시민은 5·18 역사왜곡처벌법을 반대해야 한다'는 광고를 게재한 서경석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집행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5·18 왜곡처벌법 개정안은 이형석 의원이 발의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법안으로, 민주화운동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훼손을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야당은 개정안이 과잉처벌이라며 반대했으나 민주당이 의석 수로 밀어붙여 지난해 12월 재적의원 225명 중 174명이 찬성표를 던져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사무실에서 만난 서 집행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온 대한민국에서 5·18에 관해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는 것은 헌법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서 집행위원장과 일문일답.

    -'광주시민은 5·18 역사왜곡처벌법을 반대해야 한다'는 제목의 신문광고를 낸 이유는?

    "민주당이 통과시킨 역사왜곡처벌법은 5·18을 위한 법이 아니라 죽이는 법이다. 5·18은 대한민국의 대표적 민주항쟁운동으로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기억돼야 하는데 자유로운 토론을 억압한다면 그것은 5·18정신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도 안 된다. 특히 광주에서 이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다는 것은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이 문제를 분명히 알리고자 광고를 낸 것이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5·18이 민주항쟁이라는 것은 우파세력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우파 안에도 과거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우파는 민주화운동과 산업화의 전통을 계승하고 대변하는 세력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6~7년 전부터 북한군 개입 문제가 나왔다. 나는 5·18에 북한군이 개입됐다고 주장하지 않으며 5·18 정신이 북한군 개입 문제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다만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예를 들어 광주교도소를 공격한 사람, 지프 14대를 탈취한 사람, 무기고를 습격한 사람이 누구인지 드러나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 명백한 해명이 없으니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수군대는데 문제가 규명되지 않은 채 5·18에 관해 이야기하면 구속하겠다는 말에 기겁한 것이다."

    -법안이 과도하다고 보는가?

    "5·18을 기념한다면서 그것에 의문을 제기하면 감옥에 집어넣겠다는 것은 5·18정신 배반이고, 5·18정신을 죽이는 법이다. 그런데도 말도 안 되는 이 법안에 반대하는 운동이 광주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얼마나 기막힌 일인가. 민주당 모 의원에게 5·18 북한군 개입 관련 의혹을 보내주면서 '확실하게 답해주면 나는 더 이상 이 문제를 다루는 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지금도 우리의 주장은 해명해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 의혹을 품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미얀마 사태로 5·18이 재조명되는데, 우리도 5·18이 대한민국의 역사적 사건으로 남아있기를 원한다. 그러려면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데, (민주당에서) 전부 법으로 막으려고 하고 5·18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하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문이 퍼져 나가며 5·18정신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이다.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도 마찬가지로 탈북자들이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차원에서 전단을 보내는 것이다. 그것을 막는 것이 소위 5·18정신을 계승한다는 사람들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광주에 가서 소신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의 배경은?

    "역사왜곡특별법은 5·18을 대상으로 한 자유로운 토론을 봉쇄한 것으로, 국회에서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통과됐다. 반대했던 법안에 지금도 아니라고 말하라는 주장이다. △국가유공자 명단을 마땅히 공개해 잘못된 사람을 가리자 △북한군 개입 관련 문제에서 설명되지 않은 부분을 해명하자 △5·18정신을 계승한다는 사람들이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등의 발언을 해야 진정한 야당 원내대표다. 김기현 원내대표가 내일 광주에 간다고 하니, 망월동 묘역을 참배하면서 이런 문제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역사왜곡특별법이 헌법정신에 반한다는 이유는?

    "대한민국 헌법은 자유민주주의와 정의, 인권에 기초한 법이다. 대한민국은 여태까지 군사독재와 싸우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오고 계승했다. 5·18을 대상으로만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고 말도 꺼내지 못한다면 헌법에 반하는 행동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5·18에 관해 역사가 바르게 가도록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낸 성명에 정부와 광주시민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지켜본 후 다음 단계의 활동에 돌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