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타이이스타에 투자 안했다" 말해… 文 사위 취업한 회사 설립해주고 정권 요직 차지했나, '권력형 비리' 의혹
  • ▲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종현 기자
    ▲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종현 기자
    이상직 무소속 의원(58·전북 전주을)이 창업주인 '이스타항공'이 문재인 대통령 사위 서모씨가 취업했던 '타이이스타'의 실질적 모회사라는 정황이 드러나 '권력형 비리' 의혹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간조선'은 이스타항공이 태국의 티켓총판회사 '이스타젯'에게 받아야 할 71억원의 '외상매출금'을 '타이이스타' 설립에 쓴 정황을 23일 보도했다.

    나아가 주간조선은 이 '71억원'마저도 이스타항공이 타사에게 받아야 할 '외상매출금'처럼 채권으로 둔갑시켰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회계사들 사이에선 외상대금 자체의 허위 가능성이 거론됐다.

    "文 사위가 취업한 타이이스타 설립 자본금, 이상직의 이스타가…"

    보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자사 항공티켓을 태국에서 판매하는 법인 '이스타젯'으로부터 받아야 할 외상이 71억6000만원에 달했지만 회계법인으로부터 "회수 불가" 판단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이 외상매출금 71억원이 2016년까지는 장부에 없었다가 2017년 갑자기 등장한 것이다. 2018년 4월 작성된 '2017년도 재무제표'에는 이스타항공의 태국 관련 매출채권이 약 83억원으로 기재돼 등장하는데, 이중엔 이스타젯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 71억6000만원이 포함됐다. 2017년 2월 작성된 '2016년도 이스타항공의 감사보고서 재무제표'에는 기록돼 있지 않았던 외상이다.

    문제는 타이이스타가 자본금 약 71억3800만원으로 지난 2017년 2월20일 설립된 점이다. 해당 자본금은 이스타항공 조사보고서에 기재돼 있는 외상 71억6000만원에 준하는 금액이고, 타이이스타는 문 대통령의 사위 서씨가 근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던 회사다.

    서씨의 타이이스타 취업 의혹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19년 6월 "서씨가 2018년 7월 이 회사에 취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혀 세간에 알려졌다. 2018년 7월은 서씨와 문 대통령의 장녀 문다혜씨 부부가 태국으로 이주한 것으로도 알려진 시기다.

    이상직, 文 사위 취업 회사 설립하고 정권 요직 차지?

    더욱이 이상직 의원은 타이이스타가 설립된 것과 비슷한 시기인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직능본부 수석본부장을 맡았고, 이듬해인 2018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또 이 의원은 임기가 1년여 남은 상황에선 이사장직을 사퇴하고 지난해 4·15 총선에 단수 공천을 받아 당선되는 등 정권 밀착형 행보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에선 이 의원이 문 대통령의 사위를 취업시켜주는 대가로 현 정권의 요직을 차지했다는 '권력형' 비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같은 의혹에 이 의원은 2019년 10월 국회 중기부 국정감사장에서 "두 회사(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는 별개의 회사이고 타이이스타에는 자문 정도만 해줬을 뿐 투자는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대통령 사위 취업에 관여한 바가 없다는 취지의 해명이었다.

    그러나 주간조선 보도를 통해 '타이이스타' 회사 설립금마저도 이스타항공이 댄 것이라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외상매출금 71억원도 허위 가능성… 오너 횡령 수법 의혹"

    이뿐만 아니라 회계사들은 "(71억원의) 외상대금 자체가 허위일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회계사 출신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주간조선에 "흔히 회사 오너가 회삿돈을 빼돌릴 때 쓰는 수법으로 보인다"며 오너 비자금을 '채권'으로 둔갑시켰을 수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주간조선은 검찰 출신 회계사의 발언을 인용해 "이스타항공 자본력으로 볼 때 1년 만에 한 회사에 71억원이 넘는 외상을 해준 건 납득이 안 가는 대목"이라고도 지적했다.